올해 건설사 폐업 지난해 대비 2배 급증
공매 사업장 모두 최종 회차인 8회 유찰
부동산 경기 침체로 공매 사업장 '증가'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사들의 주택사업장이 공매(공개매각)로 속속 나오고 있지만, 인수할 건설사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자금난을 겪다, 백기를 든 사업장이 늘면서 공사가 중단된 상태로 매물로 나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건설사 부도가 많아지면서 공매 건수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올 들어 7월까지 건설업체의 부도와 폐업 신고건이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1~7월 누적 기준 부도 건설업체는 모두 20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9곳)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준으로, 지난해는 전체(21곳)에 육박한다. 2019년 36곳을 기록한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면허별 부도 업체는 종합건설업체가 7곳, 전문건설업체 13곳 등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서울 1곳, 경기 2곳, 부산 5곳, 대구 1곳, 광주 2곳, 울산 1곳, 강원 1곳, 전북 1곳, 전남 1곳, 경북 2곳, 경남 2곳 그리고 제주 1곳 등이다.
건설사 폐업도 급증했다. 올 들어 6월까지 종합건설업체 누적 폐업 신고만 해도 전년(173건)보다 38.7% 증가한 240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문건설업체 폐업 신고는 1021건에서 1088건으로 늘었다.
신규 등록은 면허에 따라 양상이 달랐다. 1~6월 누적 종합건설사 신규 등록은 전년(551건)보다 56.8% 감소한 238건으로 나타났지만, 전문건설사 신규 등록은 같은 기간 2512건에서 올해 누적 2738건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공매건수도 늘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올해 공매 공고를 낸 아파트 신축 사업장은 총 6곳으로 나타났다. HUG는 올해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국건설의 광주 지역 사업장 3곳을 비롯해 아파트 신축 사업장 6곳으로, 지난 4~5월에 처음 공매 절차를 진행했다.
하지만 6개 사업장 모두 최종 회차인 8회 입찰까지 유찰을 거듭하며 결국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공매가 역시 최초 공매가보다 20~30%가량 하락했다.
HUG는 시행사나 시공사가 유동성 위기 등으로 인해 아파트 공사를 완료하지 못하면 입주 예정자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뒤 HUG가 직접 공사를 계속 진행하거나, 입주 예정자들이 낸 분양대금 등을 돌려준다. 분양대금 환금 절차가 끝나면 자금 회수를 위해 해당 사업장을 공매로 넘긴다.
또 토지 매각 공매 건수도 급증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동안 개찰이 진행된 부동산신탁사 토지(대지) 매각 공매 건수는 총 86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25건 대비 267% 급증했다. 869건 중 낙찰된 건은 13건에 불과하고, 유찰은 793건으로 91.25%에 달했다.
최후의 수단인 공매에서도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면 시행사·시공사뿐만 아니라 자금을 빌려준 대주단들 역시 원금 회수에 차질이 불가피하고, 결국 유동성 위기가 건설업계 전반으로 번진다.
건설업계에서는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자금 압박을 겪는 건설사들이 많아지면서 공매로 내몰리는 사업장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경·공매로 나온 사업장 대부분 사업성이 떨어지고, 일부 사업지가 사업성이 있더라도,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입찰에 참여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과 고금리 장기화,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악재가 겹치면서 앞으로 경·공매로 나오는 사업장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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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