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전세사기…충주서 중개인 보증금 먹튀 피해 속출

최근 충북 충주에 전입한 새내기 직장인 A(23)씨는 대출로 마련한 반전세 보증금을 떼일 위기다. 충주시 금릉동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의 중개보조원 B씨가 제시한 계좌로 보증금을 보냈는데, 그가 잠적했기 때문이다.



A씨는 계약이 성사된 줄 알았던 집 주인의 전화를 받고서야 4000만원이 넘는 보증금을 잘못 입금한 사실을 알게됐다.

A씨는 "전세를 반전세로 바꾼 뒤 입금을 재촉해 입금했는데 어느 날부터 전화를 받지 않았다"면서 "부동산 임대차에 관해 잘 모르는 20대들을 상대로 임대차 보증금 사기를 친 것 같다"고 말했다.

21일 충주경찰서에 따르면 A씨와 유사한 피해를 당한 여러 명이 B씨를 고소했다.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10명 이상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이 정확한 고소인 수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적어도 10명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A씨 등 피해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B씨는 여러 채의 부동산을 소유한 임대인의 집을 중계하는 방식으로 피해자들이 입금한 보증금을 가로챈 것으로 보인다.

재정 상황이 녹록지 않은 사회 초년생들에게 상대적으로 고액인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해 주는 것처럼 속여 환심을 샀다. 임대인도 B씨가 자신의 부동산을 이용해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A씨는 "집주인은 전세가 반전세로 바뀌고, 보증금과 월세 계약 내용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보증금을 입금한 계좌의 예금주가 B씨의 어머니였다는 것은 나중에야 알았다.

해당 부동산중개인 사무소는 항의하는 피해자들에게 "(자신도)몰랐고 B씨와는 연락이 안 된다"고 해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인중개사에게 전화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전화 끊겠다"면서 거절했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건의 사기 의심 고소가 있어 조사를 진행 중"이라면서 "피고소인(중개보조원)에 대해서는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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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