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나무재단, 학폭·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
과반인 52.2% "학교폭력이 해결되지 않는다"
피해 부모자 40% "가해 학생 측, 쌍방신고"
학교폭력 피해자 10명 중 4명이 자살·자해 충동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피해 학생의 절반 이상이 "학교폭력 피해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느꼈다.
학교폭력 예방 전문기관 푸른나무재단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학교폭력 피해경험은 3.5%로 나타났다. 초등학교가 4.9%로 가장 높았고, 중등 1.7%, 고등 1.2%였다.
가해경험은 1.5%, 목격경험은 6.6% 수준이다. 교급별 가해경험은 초등 2.4%, 중등 0.4%, 고등 0.2%였고 목격경험은 초등 9.2%, 중등 3.5%, 고등 2.2%로 집계됐다.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64.1%가 고통스러웠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 2017년 동일 문항 조사 이래 역대 최고 높은 수치다.
학교폭력 피해로 인한 자살·자해 충동 경험률은 39.9%로 3년 연속 증가했다. 자살·자해 충동 경험률은 지난 2021년 26.8%였고, 2022년 38.8%로 급증한 바 있다.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과반수인 52.2%는 '학교폭력이 잘 해결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년(34.5%)의 1.5배 수준이다. 또 피해학생의 48.8%는 가해학생으로부터 사과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인식 조사 결과, 피해 학생 보호자의 40.6%가 '가해 학생 측으로부터 쌍방신고를 당했다'고 응답했다. 이로 인해 푸른나무재단에 대한 법률상담 신청 비율은 10년 중 최고치(2.9배 증가)를 기록했다.
전국 보호자 인식조사 결과, 학교폭력 피해학생 보호자의 98.2%가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 피해로 인해 생업에 지장을 경험한 비율 또한 73.4%에 달했다. 학교폭력 피해 이후 부부 갈등과 사회활동 위축을 경험한 비율은 각각 63.3%, 78.0%에 해당했다.
심층 인터뷰에서는 사이버 폭력의 확산세가 확인됐다. 실태조사에서는 사이버폭력 피해 경험 시 자살·자해 충동 경험률이 45.5%로 사이버폭력을 경험하지 않은 집단(34.0%)에 비해 10%p(포인트) 이상 높았다.
푸른나무재단은 "최근 학교폭력 현장은 갈등과 법적 분쟁의 온상이 되며 점차 해결이 어려워져 가고 있는 모습"이라며 "학교폭력의 분쟁 과열 현상은 학생들의 고통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폭력 피해는 피해학생뿐 아니라 보호자와 가정의 정신건강, 경제, 관계 등 전반적인 어려움을 초래한다"며 "학교폭력 피해학생과 그 가정의 건강한 회복을 위해서는 정서적·경제적·법률적 지원을 포함하는 피해학생 보호자 지원체제 구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푸른나무재단은 지난 2001년부터 매해 전국 단위 학교폭력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전국 초·중·고교생(8590명)과 교사·보호자·학교전담경찰관·학교폭력현장전문가·변호사(31명)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또 전국 보호자(388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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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