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인사 사상 초유의 파행 ..... "누구를 위한 시와 시의회?"

포항 사상 초유의 한 달째 인사 파행에도 해명 한 번 없어
일부 의원 의장 불신임 진행 예고, 정치 갈등으로 비화

경북 포항시와 포항시의회의 사상 최대의 인사 갈등이 아물지 않아 정치권 대립으로 번지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시와 시의회의 인사 갈등으로 포항시 정기 인사가 한 달 정도 늦어져 읍면동장의 행정 공백이 생겨 그 피해를 고스란히 시민들이 떠안는 꼴이 됐다.



포항시는 후반기 6급 정기 인사 발령을 지난 22일 했다. 지난 12일 5급 인사 발령을 한 후 6급 인사가 한 달 정도 늦어지면서 행정에 공백이 생겨 결국, 피해를 시민들이 껴안게 된 것.

인사가 늦어지면서 행정 공백에다 장마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이 뜬눈으로 밤을 새워 물 피해가 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한 것.

주민 김석근(65·오천읍) 씨는 “며칠간 비가 내리는 데 예전처럼 비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지, 밤새 꼬박 잠을 설쳤는데 인사가 늦어져 공무원들이 일손을 놓고 있어 깜짝 놀랐다”며 “누구를 위한 시와 시의회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처럼 늑장 인사가 시와 시의회의 인사 마찰이 이유였다는 것을 안 시민들은 억장이 무너졌다.

늑장 인사의 발단은 시의회 하반기 김일만 의장이 애초 포항시에 요청하지도 않은 특정 간부(5급)를 시의회에 파견해 줄 것을 포항시에 요청했고, 시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시의 정기 인사가 전면 중단됐고, 한 달 정도 인사가 늦어진 것.

결국 시의회 일부 의원들이 "의장의 직권 남용을 즉각 중단하고 인사 파행으로 의회에도 행정 공백이 생겨 책임지고 사과하고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촉구하며 요구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의장과 관련해 불신임을 진행할 것이라며 칼을 빼 든 것.

국민의힘·민주당·개혁신당 소속 의원 8명은 지난 24일 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장이 인사와 관련해 시와의 합의를 파기하고, 자기가 요구하는 직원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와 시의회 인사 전체를 파행시키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발생시켰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의회의 인사권 독립이 의장의 인사권 남용이 될 수 없음에도 김 의장은 막무가내식 인사로 공직 사회의 인사 질서를 붕괴시키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포항시민단체연대회의도 지난 11일 시와 시의회의 행정 공백을 초래한 김 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들의 의견을 대변해야 할 시의회가 특정 정당의 전유물로 전락하는 것은 곧 민의의 산실인 의회가 시민의 의회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며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시와 시의회의 인사 대립이 '정치권의 힘겨루기'로 비화하고, 정기 인사가 늦어지면서 여름철 재난으로 시민들의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급기야 전국 공무원노조 경북지역본부 포항시지부도 지난 9일 "김 의장이 왜 특정 인물에 대한 파견을 고집하는 것인지, 왜 그 사람이 아니면 본인이 요청한 3명 모두 파견을 안 받겠다고 하는 것인지, 의회의 인사권 독립이라는 변명으로 포장하지 말고, 소상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결국 시와 시의회의 인사 파행이 이강덕 시장과 국회의원의 예전의 갈등을 불러오면서 새로운 정치적 갈등으로 불이 번지게 된 것.

A 시의원은 “포항에서 사상 초유의 인사 파행을 야기한 김 의장이 한 달째 해명 한 번 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며 “민초를 대변해야 할 김 의장이 오히려 민의를 짓밟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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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