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대
2월 전공의 수련병원·의대생 학교 떠나
하반기 전공의 모집·의사국시 응시 저조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추진과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대해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을 떠난 지 반년 가까이 됐지만 의료 공백은 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전공의 1만3000여명은 지난 2월20일을 디데이로 잡고 정부의 정책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했다.
극히 일부가 수련병원으로 복귀했지만 의료 공백은 여전히 해결될 기미가 없다. 우선 오는 31일 전공의 하반기 모집 마감을 앞두고 있지만 지원 규모는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국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반장은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하반기 모집에 전공의가 얼마나 지원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수치는 파악하지 못했지만 지원자는 많지 않은 걸로 지금까지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반기 모집으로 전공의가 충분히 충원되지 않더라도 추가 충원 모집 계획은 없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 22일부터 하반기 전공의 7645명 모집을 진행 중이다. 이에 가톨릭대 의대 안과학 교실 교수들은 성명을 내고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가톨릭대·고려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울산대 등 6개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공동 입장문을 통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신규의사 배출에도 비상이 걸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마감된 의사 국시 접수의 응시자는 364명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파악한 응시 대상자 3200여명 가운데 11.4%만 지원한 규모다. 응시대상자 10명 가운데 1명만 지원한 꼴이다. 매년 신규 의사는 3000명 규모로 배출돼 왔다.
미응시자 규모를 두고 의료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계속 있었다. 지난 26일 6대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교수 비대위)는 "총체적 난국"이라며 정부를 향해 전향적 정책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가 지난 10일 발표한 전국 본과 4학년생 3015명 대상 설문 결과 2903명 중 2773명(95.5%)이 의사국시 실기시험 응시에 필요한 '개인정보제공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의사국시 실기시험을 거부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런 의료계 요구에 대응하기보다 의료 개혁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등 의료개혁 일환으로 전문의와 진료 지원(PA) 간호사 중심으로 병원이 돌아갈 수 있게 만든다는 구상이다. 또 상급종합병원은 경증 환자를 줄이고 중증 환자 위주로 진료를 보게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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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