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실 아닌 일반병실에 격리·강박 당해
'내부 관찰 가능해야' 등 복지부 지침 어겨
일반병실에서 입원환자를 침대에 강박한 정신병원이 정부 지침을 위반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지난 16일 격리(강박)실이 아닌 일반병실에서 입원환자를 침대에 강박한 정신의료기관장에게 보건복지부의 '격리 및 강박지침'을 준수할 것을 권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9일 정신병원에 입원한 진정인은 휴대전화 사용을 요구했다가 병실 침대에 묶이고 ㄷ자형 가림막으로 격리 당했다.
해당 병원은 정신응급병상 1개를 포함해 250개의 병상을 운영하는 병원급 의료기관이다.
조사 결과 병원 측은 사건 당일 다른 층 남성 병동에 2개의 격리실이 있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않은 채 일반병실에 환자를 격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의 '격리 및 강박 지침'은 '격리·강박은 격리실로 명시된 공간에서 하는 것이 원칙이고 해당 공간은 타인으로부터 인격이 보호되는 장소여야 하며, 관찰창 등을 통해 내부를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권위는 "CCTV가 설치되지 않은 일반병실에 환자를 강박하고 가림막을 설치하는 관행은 격리 및 강박 지침을 위반하는 행위"라며 "병실 내 강박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피진정병원에서 관행적으로 이루어진 행위로, 진정인에게만 불가피하게 적용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봤다.
병원 측은 "침대 주위에 가림막을 설치한 것이 강박된 환자의 인권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진정인은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의사표현도 못하고 침대에 누워 대변을 본 채 방치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관할 보건소장에게 해당 병원을 포함해 관할 정신의료기관에 대한 지도·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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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