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의견 수렴에 한글탑 건립·독립문 이전 등 눈길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관한 의견을 수렴 중인 가운데 '한글탑을 세우자', '독립문을 옮겨오자' 등 다양한 제안이 접수되고 있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15일부터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관한 시민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의견 수렴 기간은 오는 15일까지다.

의견 제출 기한까지 11일 남은 가운데 다양한 의견이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온라인 시민 제안 사이트인 '상상대로 서울'에도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김종구 전 서울 온수초 교장은 광화문광장에 한글탑을 세우자고 제안했다.

김 전 교장은 "국기 게양대는 어느 나라 어디에서도 볼 수 있다. 이것을 국가 상징물로 내 세우기는 너무 빈약하다"며 "이 나라의 최고의 자랑인 한글을 내 세우는 것이 옳은 일이라 생각한다. 한국의 에펠탑은 한글탑으로 만들자"고 밝혔다.

그는 한글탑 위치로 광화문 세종대왕상 뒤를 제시했다. 김 전 교장은 "나라 발전의 원동력은 국민을 깨어 있게 해 준 한글"이라며 "한국 오천 년 역사 최고의 문화유산은 한글"이라고 강조했다.

서대문구에 있는 독립문을 광화문광장으로 옮겨와야 한다는 의견이 눈길을 끌었다.

성모씨는 "광화문광장 정중앙에 독립운동 애국자들 동상을 원형으로 크게 세우고 독립문을 이전해 오고 안중근, 김구 동상을 두는 것이 더 상징적"이라며 "좌우에는 한국을 빛낸 위인들 흉상을 세우고 교육적이고 역사적인 인물들의 설명을 곁들여서 내·외국인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철근 콘크리트로 된 대형 소나무 조형물을 만들자는 의견도 있었다.

이모씨는 "광화문광장 태극기 대신 대형 소나무 조형물(철근 콘크리트)을 제안한다"며 "싱가포르의 바오밥나무 조형물을 연상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씨는 그러면서 "애국가에도 등장하듯 (소나무는) 사시사철 푸르름을 유지하면서 굽은 줄기는 온갖 역경을 극복하고 살아가는 한국인의 높은 기상과 강인함을 상징한다"며 "남산은 전국을 상징함과 동시에 서울을 상징하기도 하고 서울은 서울 그 자체로서의 가치와 함께 대한민국의 서울(수도)로서 온 국민에게 가치가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화문광장에 있는 이순신 동상을 놓은 기단을 2배 이상 더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모씨는 "조선의 멸망을 막은 성웅 이순신 장군의 위대한 업적에 비하면 지금의 기단 높이 10.5m는 너무 초라하다"며 "세계 4대 해전의 영웅인데 넬슨 제독 동상의 기단 높이 55m에 비하면 이순신 장군 동상의 기단 높이 10.5m는 너무 초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씨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23전 23승의 신화를 상징하는 차원에서 기단의 높이를 현재 10.5m에서 23m로 변경하면 우리나라 국민들도 더욱 자긍심을 갖게 되고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도 대한민국의 선조 중에 이처럼 훌륭한 장군이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됨으로써 국위 선양의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극기 게양대를 실물이 아닌 증강 현실로 구현하자는 의견까지 나왔다.

이모씨는 "대한민국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그래픽 기술을 가진 인재들이 많다. AR 증강 현실로 실물과 똑같이 24시간 펄럭이는 태극기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다"며 "국가상징물로서 태극기를 거는 것이 목적이라면 굳이 실물 게양대와 태극기여야 할 이유는 없다. 110억원의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국가상징공간 조성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편"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제안된 의견들을 토대로 국가상징공간 설계 공모 지침과 심사 기준을 수립할 계획이다.

지난달 11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 논란과 관련, "국가상징조형물의 형태, 높이, 기념할 역사적 사건과 인물 등 모든 부문에서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민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김승원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향후 광화문광장에 조성될 국가상징공간은 일상 속에서 역사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보훈 공간이자 교육 공간으로 광화문광장을 찾는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대한민국 정체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시민들의 열린 휴식 공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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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