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대구를 대표하는 관문인 동대구역 앞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명칭을 정하고 폭 0.8m, 높이 5m의 표지판을 세우자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이 19일 “표지석이 불법, 무단으로 설치됐다”며 홍준표 대구시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대구시는 구한말 국채보상운동의 구국정신과 1960년 2·28 민주운동의 자유정신, 1960년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산업화 정신을 ‘대구 근대 3대 정신’으로 꼽고 있다.
대구시는 지역에 국채보상운동이나 2·28 자유정신을 기념하는 시설이나 공원은 있지만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 정신을 기리는 사업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표지석 설치와 동상 건립의 타당성을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대구시당은 이날 오전 대구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준표 시장의 막가파 행정에 대해 깊은 분노와 서글픔을 느낀다”며 “죽은 자는 말이 없는데 산 자가 본인 대권 놀음에 죽은 자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열차가 정차하며 서울역에 이어 두 번째로 승하차 객이 많은 자랑스러운 역에 우상화를 강요하는 박정희 광장 표지판과 동상이 웬 말인가”라며 “앞으로 세워질 5m 높이의 (박정희) 동상은 정말이지 수치와 부끄러움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홍 시장은 표지석 설치를 불법, 무단으로 진행했다. 현재 동대구역 부지는 국토부 소유의 국유지이며 실질적 관리는 국가철도공단에서 하고 있다”며 “유지·관리만 하게 되어있는 대구시는 국토부와 국가철도공단에는 어떤 협의도 하지 않고 임의로 설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을 국유재산법에 따라 제82조 벌칙조항으로 처벌해 달라는 고발장을 대구지검에 제출한다”며 “홍 시장은 분명하게 책임져야 한다. 불법을 집행한 것에 대해 단체장이 책임지지 않으면 앞으로 대구시 행정을 누가 믿고 따르겠는가”라고 했다.
대구시는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 정신을 기념하기 위해 올해 5월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대구시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기념사업 추진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은 ‘박정희 광장’ 명명을 위한 표지판 제막식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광장에 높이 3m인 동상을 설치하고, 내년에는 박정희 공원 조성과 준공 예정인 남구 대명동 대구대표도서관 앞에도 동상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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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