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사 요원, 중국 포섭돼 7년간 30회 기밀유출…1억6000만원 받아

2019년부터 억대 차명계좌로 수수
기밀, 중국 인터넷 클라우드 서버에 업로드
신속한 수사로 2개월만에 이적 혐의 등 규명

블랙요원 개인정보 등 기밀을 유출한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 소속 군무원이 지난 2017년부터 총 30회 기밀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기밀유출 대가로 4억원을 요구했고 실제로 1억6000여만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검찰단과 국군방첩사령부는 군사기밀을 유출한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 요원 A씨를 군형법상 일반이적 등 혐의로 구속 수사 후 지난 27일 기소했다고 밝혔다.

수사 결과 A씨는 2017년경 중국 정보요원(추정)에게 포섭돼 2019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금전을 수수하면서 군사기밀을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단에 따르면 피고인이 중국에서 정보요원(추정)에게 포섭된 것은 2017년 4월경이다. 그는 중국 연길공항으로 입국했다 공안으로 추정되는 인원들에게 현장에서 체포돼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포섭제의가 들어왔고, 피고인이 포섭에 응했다는 것이 검찰단 측의 설명이다.

검찰단 관계자는 "귀국을 하면 포섭당한 사실을 알려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며 "그 사실을 숨기고 있다 2017년 11월경부터 현금으로 수수료를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정보요원(추정)에게 포섭된 후 피고인은 정보사 내부 보안 취약점을 악용해 군사기밀을 지속 탐지·수집·누설해왔다.

피고인은 중국 정보요원의 지시를 받고, 기밀 출력, 촬영, 화면 캡쳐, 메모 등의 수법을 통해 탐지·수집했다. 해당 기밀을 영외 개인 숙소로 무단 반출해 중국 인터넷 클라우드 서버에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중국 정보요원(추정)에게 누설했다.

자료로는 총 12건을 넘겼고, 기밀이 담긴 음성파일까지 합하면 30건에 달한다고 한다.

검찰단 관계자는 "군사기밀은 2, 3급을 포함해 사진으로 분할 압축한 다음에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12건을 유출했다"며 "특정 게임을 보면 음성 메시지를 남기는 기능이 있는데 이렇게 음성 메시지를 연결해 18건의 군사기밀을 유출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밀자료에는 흑백 요원 일부 명단과 정부사령부 임무와 조직편성, 정보부대 작전방법 계획 등이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피고인은 수사당국 추적 회피를 위해 매번 다른 계정으로 클라우드에 접속하고 파일별 비밀번호 설정 및 대화기록 삭제 등 치밀하게 범행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군사기밀을 중국 정보요원(추정)에게 전달하고 그 대가로 억대의 돈을 차명 계좌 등을 통해 수수했다.

검찰단 관계자는 "피고인이 수수료로 요구한 금액은 4억원 가량이고 실제로 받은 돈은 1억6205만원이다"고 밝혔다.

피고인의 범행은 올해 6월 방첩당국에 의해 발각됐다. 이에 국방부검찰단은 2개월여 만인 8월 27일 일반이적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피고인은 수사과정에서 중국 요원들에게 가족 협박 등을 받고 기밀유출에 응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단은 그가 4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직접 요구했고, 오랜 기간 유출한 것으로 볼 때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라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단 관계자는 "중국 요원이 가명을 쓰고 해서 신분을 추적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본인 진술에 따르면 중국 정보기관 소속이라 했는데 이 역시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중국 요원이 신분이 북한과 연계됐다는 점이 확인될 경우, 피고인에게 간첩죄가 적용될 수도 있다.

검찰단 관계자는 "구속기소 기간이 임박하다 보니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에 목소리 분석을 의뢰해 놓은 것을 확인할 수 없었다"며 "이러한 결과를 추가 확인하고 나면 (간첩죄 등에 대해) 다시 판단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