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박찬대 윤 정부 실정 언급 때마다 박수로 호응
여, '협치 포기 한거냐' 반발…의원 상당수 중도 이석
여야는 4일 윤석열 정부의 실정과 검찰 독재를 주장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두고 충돌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제22대 국회 개원 이후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 거부권 남발과 뉴라이트 인사 논란 등을 거론하면서 '헌정질서 위기'도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가 윤석열 정부를 비판할 때마다 찬반이 엇갈린 고성이 터져 나왔고 대여 공세가 이어지자 여당 의원들은 줄이어 본회의장을 떠났다. 박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끝나자 야당 인사들은 기립박수로 격려했지만, 여당 의원들은 박수 없이 자리를 떠났다.
박 원내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은 헌법을 준수하고 있냐. 평범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의 독립과 영토의 보전, 국가의 계속성을 수호하고 있느냐"고 묻자 본회의장에서는 엇갈린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여당 의원들은 "예, 잘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 반면 야당 의원들은 "아니요. 아무 것도 안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가 뉴라이트 성향 인사, 독도 지우기 의혹 등을 비판하면서 "헌법 전문을 부정하는 자들이 공직을 장악하고 있다. 그래놓고 대통령은 '나는 아무 것도 모른다'고 발뺌하고 있다. 이게 정상이냐"고 지적하자 야당에서는 "(윤 대통령은) 내려와라"라는 추임새가 터져나왔다. 반면 여당에서는 "아니다"고 반발했다.
특히 박 원내대표가 "윤석열 정부 출범 2년 4개월이 지났다. 그 사이 대한민국은 총체적 위기를 겪고 있다. 국민안전, 민생경제, 민주주의, 한반도 평화가 위기에 빠졌고, 헌정질서마저 위험에 처했다"며 정부여당에게 당면 위기에 대한 책임을 묻자 여당은 "협치하겠다면서 뭐하는 거냐", "협치를 포기한거냐" 등 거친 목소리를 쏟아냈다.
여당 의원들은 '우리나라 국가채무와 가계 빚의 총합이 사상 최대치인 3000조를 넘어섰다'는 박 원내대표의 질타에 "누가 그렇게 만들었냐. 문재인 정부잖아"라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하라는 야당과 전문가들의 충고를 무시한 윤석열 정부의 외교와 안보 정책은 국익을 훼손하고 국민을 위험에 빠뜨렸다'며 박 원내대표가 정부의 대북·외교정책을 비판하자 "매국노", "사상 최악이었다"고 호응했다. 여당에서는 "사돈 남말하고 있다", "또 선동한다" 등 고성이 거듭 터져나왔고 본회의장을 퇴장하는 의원들이 속출했다.
박 원내대표가 "여당은 야당이 의회독재를 한다고 주장하지만, 진짜 독재는 대통령이 하고 있다. 대통령 임기가 절반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21회나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지적하자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박수를 쳤다. 하지만 여당에서는 "단 한번이라도 도와준 적 있느냐. 발복잡기나 하는 민주당" 등 지적이 나왔다. 본회의장을 떠나는 의원들도 증가했다.
박 원내대표가 '대통령은 국회 개원식에도 불참했다. 민주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지적하자 여당에서는 "오죽하면"이라는 반박했다. 송석준 의원은 "원내지도부가 제지해야 되는 것 아니냐. 언제까지 들어줘야 하느냐"고 요구하다 본회의장을 이석했다. 박 원내대표의 대여 공세가 이어지자 여당 의원 3분의 1 가량이 이석했다.
박 원내대표는 야당 의원들의 동조와 박수를 받으며 연설을 이어갔지만 여당 의원들의 항의도 상당했다. 여당 의원들은 '국민에게 위임 받은 권한은 오직 국민만을 위해서 사용해야 한다. 그 기준은 헌법'이라고 박 원내대표가 말하자 "(그 기준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라고 비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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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