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7개월 만 평산마을 찾아 40분간 회동
"검찰 수사, 정치보복 돼…지지세력 결집 의도"
문 "중도 외연 확장" 이 "가짜뉴스로 분열 안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 일가를 겨냥한 검찰 수사를 비판하며 "현 정부 작태는 정치적으로도 법리적으로도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정치 탄압"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박찬대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함께 이날 오후 문 전 대통령을 만났다.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7개월 만이다. 당초 이번 예방은 지난달 이 대표의 대표직 연임 직후 계획됐지만, 이 대표가 코로나19에 걸리며 한 차례 미뤄졌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은 양산 사저에서 40여분간 회동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 일가 수사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의 가족에 대한 현 정부의 태도는 정치적으로도 또 법리적으로도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정치 탄압이고 한 줌의 지지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수단 아니냐"고 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나나 가족이 감당할 일이나 당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당당하게 강하게 임하겠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또 "검찰개혁이 미완에 그쳤고, 검찰권, 검찰 수사가 흉기가 되고 정치보복 수단으로 되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통령은 아울러 민주당의 재집권 전략에 주목하며 중도로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그는 "민주당이 재집권을 위해 지지층을 넓히는 작업을 해야 한다"며 "민생과 정책뿐 아니라 안보·국방 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언급했다고 조 대변인은 전했다.
이와 관련 두 사람은 "준비 안 된 대통령이 집권해 나라가 혼란스럽고 국민 불안과 걱정을 키우고 있다"며 민주당이 대안 세력이 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이 대표는 강성 지지층 일부가 문 전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사저 앞 집회를 예고한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며 당내 통합을 강조했다.
조 대변인은 "이 대표는 사람들을 분열시키고 감정의 골을 만드는 가짜뉴스로 인해 우리 내부가 흔들리거나 분열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며 "문 전 대통령도 강하게 공감했다"고 했다.
이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후 권양숙 여사를 만나 오참을 함께했다.
이 대표는 참배 후 방명록에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으로 '함께 사는 세상' 꼭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권 여사는 오찬 자리에서 "일련의 상황이 걱정된다. 당에서 지금처럼 중심을 잡고 잘 대처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고 했다.
권 여사가 말한 '일련의 상황'은 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권 여사 당부에 "당에서 중심을 잡고 잘해가겠다"고 말했다고 조 대변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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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