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목적 이용…의대 증원 폐기하라" 의대 교수들 삭발 투쟁

충북대·강원대·고려대 비대위, 13일까지 단식 농성

정부의 의료 개혁에 반발한 의대 교수들이 2025학년도 대입 수시 모집이 시작된 9일 의대 증원 취소를 촉구하며 삭발 농성에 돌입했다.



충북대학교 의대 비상대책위원회 채희복 위원장과 강원대 의대 비대위 김충효 위원장, 고려대 의대 비대위 박평재 위원장은 이날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앞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의료를 폄하하고, 정치적 목적으로 망가뜨린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를 즉시 폐기하라"고 촉구하며 삭발 투쟁을 시작했다.

이들은 "우리는 비대위 출범 후 교육 환경을 고려해 2025년 의대 증원을 취소해 달라고 6개월간 목소리를 높였다"면서 "현 의료 사태를 직시하지 못한 정부는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의대 증원을 강행했다"고 일갈했다.

이어 "정부는 2026년 의대 정원도 이미 확정됐다고 말해 올해 2월 발표한 2025년 의대 증원이 불법임을 스스로 시인했다"면서 "전공의와 학생들의 첫 번째 요구인 2025년 의대 정원 취소만이 전공의와 학생들을 제자리로 오게 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료 현장과 거리가 먼 정치의사와 공무원이 만든 필수의료 패키지는 폐기하고 재논의해야 한다"면서 "산부인과 포괄수가제를 밀어붙여 현재 분만 위기를 가져온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과 2026 의대 정원 확정을 선언한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중징계하라"고 요구했다.

교수들은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려 죄송하며, 우리도 의료 위기를 되돌리기 위해 힘이 부치도록 노력 중"이라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다시 한 번 의대 증원 철회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했다.

채희복 위원장을 비롯한 교수 3명은 이날부터 수시 전형이 마감되는 오는 13일까지 24시간 단식 투쟁에 들어간다. 이때까지 정부의 답변이 없을 시 사직할 것을 예고했다.

교육부가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 2000명 증원 방침을 발표하면서 충북대 의과대학 정원이 49명에서 200명으로 크게 늘었다. 다만 내년에는 증원분의 절반인 76명만 반영해 125명을 모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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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