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회 예결위원장 "시장 치적 위한 혈세 투입 안돼"

세종국제정원박람회 예산 전액 삭감 관련 주장

이현정 세종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11일 오전에 열린 최민호 시장 기자회견 내용을 정면 반박하며 의회와 집행부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날 이 위원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국제정원박람회 예산 전액 삭감 관련 “4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행사의 사업성과 실효성에 대한 구체적 근거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를 언급하며 “이곳은 10년 이상 체계적으로 준비해 왔지만, 세종시는 불과 2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까지 명확한 준비나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150억에 달하는 사업비를 막연한 단순 계산을 통해 추후 입장료 수익으로 충당하겠다는 근거 없는 낙관론에 기대, 예산 편성만 요구하는 실정"이라며 “이런 우려 속에서 구체적인 계획과 근거를 요구하고 타당성을 검토, 시민 혈세를 지켜야 하는 것은 시의회 당연한 책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차와 시기적 합리성 문제도 삭감 이유로 들었다.

이 위원장은 “추경은 시급성이 요구되는 긴급하고 중대한 사안에 사용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최민호 시장은 국가 예산이 이미 확정된 것처럼 과장하고 있다”며 “시급한 예산 편성권만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산을 편성하더라도 최소한 국비 예산이 국회를 통해 확정된 이후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만일 국비 지원에 차질이 생긴다면 그 피해는 또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전가된다”도 했다.

이와 함께 이 위원장은 시민 안전보다 시장 치적 행사가 우선 될 수 없음도 강조했다.

그는 “시민 삶과 직결되는 응급의료 기관지원 예산은 대부분 삭감됐고 작년 대비 시민 예방접종 74%, 소아 전문 응급의료센터 30%가 삭감됐다”며 “세종시립어린이도서관 건립 사업 중단으로 국비 15억원을 반납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비상 상황에서도 응급진료 문제해결을 위해 겨우 2억원을 충남대병원에 지원한 것 이외 어떤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며 “하지만, 최 시장과 국민의힘은 연말 축제 행사와 정원박람회 등 예산 통과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시의회를 압박하고 기자회견을 포함한 정치적 선동에 온 힘을 다하고 있는데 세종시민에게 무엇이 우선이냐”고 반문하며 “시의회는 시장 치적을 위해 시민 눈을 가리고 혈세를 위협하는 무리한 시정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앞서 최민호 시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주요 현안 사업 관련 예산이 시의회로부터 전액 삭감당하자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강한 불만을 보였다.

그러면서 “전국 유일 여소야대 정치 구도지만 진정성을 갖고 다가가면 통한다는 진심에도 상처 받았다”며 민주당 시의원들을 향해 “정치란 이런 것이고 이렇게 해야만 잘하는 정치인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10일 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와 연이어진 본회의에서 최민호 시장 핵심 사업인 국제정원도시박람회 14억5000만원과 세종 빛 축제 6억원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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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 안철숭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