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9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부천시 호텔 화재 관련 호텔 업주 등을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24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부천 호텔 화재 수사본부는 전날 오후 1시께부터 오후 9시께까지 업주 A(40대)씨와 명의상 업주 B(40대·여)씨, 호텔 매니저 C씨, 건물주 D씨 등 4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지난달 22일 오후 7시34분께 부천시 중동 호텔 화재 관련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다. 당시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경찰은 화재 직후 수사본부를 꾸리고 호텔과 업주 주거지, 호텔 매니저 주거지, 호텔 소방점검 업체 사무실 등 4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수사를 이어왔다.

경찰은 이날 조사에서 압수수색 분석물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회신한 정밀감식 자료를 갖고 업주에 과실 여부가 있는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과수는 최근 경찰에 에어컨 실내기와 실외기를 연결하는 전선에서 화재 원인이 될 수 있는 발열 현상이 발견됐다는 취지의 정밀감정 결과를 보냈다.

국과수는 감식 결과에 '아산화동 증식에 의한 발열 현상'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는 전선 접속 부분과 단자 사이에 불량이 생겨 전선이 부식하고 발열이 일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에어컨 전선에 부식 등 문제가 생긴 뒤 과전류가 일어나면서 화재가 일어난 셈이다. 이러한 문제는 전선 연결 불량 또는 노후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피의자로 소환된 업주는 경찰 조사에서 "화재가 난 곳은 실내기가 아닌 실외기로, 해당 실외기는 화재 하루 전 교체했다. 결속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4명을 소환해 조사했다"며 "자세한 수사 상황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