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지자체 15곳서 18회 진행, 8734명 혜택
올해는 3곳서 9회 진행해 4432명만…'반토막'
농어촌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시행 중인 정부의 '농촌왕진버스' 사업이 도리어 의료 사각지대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까지는 정부·농협이 함께 관련 사업비를 분담해왔지만 올해부터는 지자체에도 사업비 분담 의무가 주어지면서 시행 폭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문금주 의원(고흥·보성·장흥·강진)이 농협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어촌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농촌왕진버스 사업 시행 지역은 올해 8월 기준 전국 37곳에 불과하다.
사업의 전신이자 비슷한 취지로 진행됐던 '농업인행복버스' 시행 지역이 지난해 전국 91곳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54곳(59% 감소) 줄었다.
농어촌이 대다수인 전남 지역의 경우 지난해 지자체 15곳에서 농업인행복버스 사업을 18회 진행해 8734명이 이용하는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올해는 지자체 3곳에서 농촌왕진버스 사업을 9회 진행, 4432명 만이 혜택을 봤다.
이같은 규모 축소는 달라진 예산 지원 결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까지 시행된 농업인행복버스 사업은 국비 70%·농협 30% 부담으로 시행됐지만, 올해 3월부터 시행된 농촌왕진버스 사업비 재원은 국비 40%·지자체 30%·농협 30%로 지자체 부담이 생겼다.
이로 인해 농촌왕진버스 사업 혜택은 예산을 분담하는 도·시·군에 거주하는 농어민만으로 한정됐다는 분석이다.
문 의원은 "의료기반이 무너지고 있는 농어촌의 현실을 감안했을때 농촌왕진버스 사업은 농어민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보편적 의료지원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지자체 예산 분담이 아닌 농림축산식품부가 예산을 전액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촌왕진버스 사업은 농촌 60세 이상 주민과 농업인,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방진료, 검안·돋보기 처방, 질병 관리와 예방 교육 등 종합 의료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의료시설이 부족한 농어촌 지역에 의료접근성을 높여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농촌 주민 건강복지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사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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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본부 정병철 보도국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