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최근 2년 인건비 불용액 4190억…"예산도 제대로 못써"

임종득 의원 "기재부 증액 요구에 앞서 불용예산 조정부터"
"군 간부 목소리 듣고, 현실에 맞는 처우 개선책 마련해야"

국방부 자구 노력만으로도 어느 정도 군 간부 처우개선 대책을 실현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임종득(국민의힘, 경북 영주시영양군봉화군) 의원은 "기재부 벽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국방부가 있는 예산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상황에 기재부 탓만 해서는 안된다"고 10일 지적했다.



임종득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장교, 부사관, 군무원, 병사 인건비 불용 규모는 2022년 866억원, 2023년 3324억원 등 최근 2년간 총 4190억원에 달했다.

예산 불용 사유는 대부분 집행잔액이다.

임 의원은 "이는 예산 편성 시 적정 인력운영률 계산이 제대로 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며 "갈수록 병역 자원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 때 불용 규모는 더 커질 것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기재부 증액을 요구하기에 앞서 불용예산을 조정해 당직근무비, 주택수당, 초과근무 등 수당을 현실화하기 위한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방부가 제시하는 처우개선 방안은 주로 금전 대책에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금전 상황이 열악했던 과거에도 이 정도까지 간부가 이탈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금전이 문제의 본질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임 의원은 단기복무장려금을 그 사례로 들었다.

단기복무장려금은 간부 지원유도를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 결과 간부 지원에 영향을 끼치는 가장 큰 요소로 평가됐다.

단기복무장려금은 모든 간부가 받는 것이 아니고, 수령 대상자와 미대상자 간 의무 복무 차이가 없다.

수령자가 의무 복무만 채우고 전역했을 경우 반환받지 않는다.

임 의원은 "단기복무장려금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한 매몰 비용에 불과할 뿐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아니다"라며, "일부에게만 지급하면서 복무 차이는 두지 않아 장려금 미수령자가 차별받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금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는 군에서 오래 근무할 간부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라며 "발등에 불 끄기에만 천문학적인 돈을 쓰고 초급 간부들에게 보여줄 미래에 대한 투자는 전무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의 결과는 단순히 돈이 없어서라기보다 일선 간부들 목소리를 외면해온 뇌관이 터지고 있는 것"이라며 "일선에서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 사소한 부분까지 듣고,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처우개선 대책을 발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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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