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동기 살인' 피해자 유족측 "신상공개, 일원화 기준 필요"

일본도·흡연장 살인사건 유족 측 변호사
범죄사실 유사한 두 사건에 法 판단 달라
피의자 신상공개 촉구…"사형 선고해야"

신상공개제도에도 구속영장발부제도처럼 일원화된 기준과 절차가 요구된다는 살인 피해자 유족 측의 지적이 나왔다. 유족 측은 '망상에 의한 이상동기 살인 범죄'에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도 촉구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은평구 '일본도 이웃살해' 사건과 중랑구 '흡연장 살인' 사건의 피해자 유족 측 남언호 변호사(법률사무소 빈센트)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입장문을 공개했다.

남 변호사는 입장문에서 "범죄사실이 유사한 두 사건과 관련해 너무나도 달랐던 신상정보공개 결과의 부당함을 지적한다"면서 "신상공개제도도 구속영장발부제도와 같이 일원화된 기준과 절차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8월 발생한 '흡연장 살인 사건' 피의자인 최성우(28)의 신상 정보가 공개된 데 반해 지난 7월 일어난 '일본도 이웃살해 사건'의 경우 피의자 백모(37)의 신상은 공개되지 않았다.

남 변호사는 일관성 없는 수사기관의 판단을 두고 "수사기관이 뒤바뀌었다면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웃지 못할 상상도 무리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특정 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 정보 공개에 관한 법'(중대범죄 신상 공개법)은 올초 본격 시행됐다. 이 법은 내란·외환죄, 범죄단체조직죄, 살인 등을 특정중대범죄로 규정하고, 수사 단계와 재판 단계에서 피의자나 피고인의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게 한다.

그 가운데 중대범죄 신상 공개법 4조는 ▲범행 수단의 잔인성 ▲피해의 중대성 ▲증거 존재 여부 ▲공개할 공공의 이익을 신상 정보 공개의 요건으로 규정한다.

이와 관련해 남 변호사는 "여전히 우린 범행 수단이 얼마나 잔인해야 하는지, 중대한 피해는 어디까지인지, 충분한 증거의 뜻은 무엇인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다"며 "이는 모호하다고 지적받은 기존의 신상 정보 공개 요건을 그대로 차용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상공개제도의 모호한 요건과 자의적 법 집행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검사의 청구에 의해 법원이 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일원화된 기준과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상 동기 살인 범죄에 법정최고형인 사형이 선고, 집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남 변호사는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극악무도한 범죄자인 가해자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 주길 바란다"며 "또 사형 판결이 확정된 후 6개월 이내에 사형 집행을 명령해 달라"고 사법기관과 대통령실, 국회, 법무부장관에게 촉구했다.

이날 입장문에는 일본도 이웃 살해 사건과 흡연장 살인 사건에 대한 엄벌 탄원서도 첨부됐다. 탄원서는 각 사건 유족들이 국회와 재판부에 제출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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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