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개발 융자심의회 10명 중 7명 연임…광물개발도 일상화
산업부 위촉 정부 결정 합리화 수단 전락…객관성 확보 필요
장철민 "정부와 거리두기 어려워…공정 심사 위해 개선해야"
해외자원개발 성공불융자(특별융자)를 심사하는 융자심의회 위원들이 연임을 통해 최대 15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위촉하는 만큼 정부 결정을 합리화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어 객관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7일 산업부가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해외자원개발 융자심의회 위원들은 연임을 통해 최대 15년간 직을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해외자원개발에 실패해도 빌려준 자금의 80%까지 탕감 받을 수 있는 성공불융자를 운영 중이다. 민간 기업이 성공불융자를 신청하면, 전문기관의 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심의회에서 융자 여부를 심의·의결한다. 사업 실패로 인한 감면 여부를 결정할 때도 마찬가지다.
융자심의회는 석유개발사업과 해외광물자원개발사업으로 구분된다. 석유개발 융자심의회는 15명, 광물자원개발 융자심의회의 경우 12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위원들의 임기는 3년이다.
석유개발 융자심의회 현 위원 중 임기가 3년 미만인 위원은 단 3명뿐이다. 해당 위원들의 임기가 2025년, 2027년 종료되는 점을 고려하면 연임 가능성도 있다.
현재 연임을 통해 6년 임기를 수행할 위원은 4명, 9년 임기(재위촉 포함)를 가진 위원도 5명이다. 남은 두 명의 위원이 기관 파견인 점을 고려하면 69%가 연임한 셈이다.
광물자원개발 융자심의회 역시 3년 임기를 수행하는 위원이 5명 밖에 없다. 연임으로 6년과 9년 재직할 위원은 2명씩이었으며, 12년과 15년 임기를 가진 위원도 1명씩이다.
심의 기구인 만큼 한 위원이 15년이나 직무를 수행하면 객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산업부가 심의회 위원을 위촉하고 있어 독립성 저해에 대한 문제도 나온다. 정부 정책 방향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다.
심의회 위원들은 산업부 장관 위촉에 따라 교수·연구원·변호사·회계사·정책금융기관 임원 등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심의회에서 자금 융자부터 실패 시 감면 여부까지 결정하고 있다.
산업부가 최종 판단을 내리지만, 심의회에서 결정된 사안이 정부의 판단을 뒷받침하는 셈이다.
장 의원은 "융자심의회는 독립적인 심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하는데, 위원 임기가 장기화해 정부와의 적절한 거리두기가 어려울 수 있다"며 "공정한 심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융자심의회 운영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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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