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상해치사 발생 포항 요양병원서 입원환자 욕창으로 숨져

한 달 사이 살인 사건과 상해치사 사건이 발생한 경북 포항 한 요양병원에서 욕창으로 인해 환자가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혈관성 치매를 앓고 있는 A(74)씨는 지난해 3월27일 B요양병원에 입원했다.

그러나 A씨는 입원한 지 두 달이 채 안 돼 살이 많이 빠지기 시작했고 쇠약해 보이기까지 했다. 이에 가족들이 이 병원 간호사에게 "침대에 묶어 놓았냐"고 묻자, 간호사는 "팔이랑 다리 다 묶는다"고 대답했다.

가족들은 한 달여간 간식을 3차례나 맡겨 두었지만 A씨의 대답은 "간식을 본 적도 없다"는 말뿐이었다.

A씨가 입원한 지 두 달여 지난 6월15일 이 병원 간호사가 A씨 가족에게 연락해 "A씨 팔과 다리에 두드러기가 생겨 주사를 투여하겠다"고 했다.

가족들이 다음날 병원에 전화해 A씨의 몸 상태를 묻자 요양보호사가 "욕창이 심하다"고 말했고 이에 전담 간호사가 전화기 너머로 "왜 그렇게 말하냐 내가 받을게"라고 말한 뒤 가족들에게 "보호사가 몰라서 그렇다. 욕창은 없고 두드러기는 어제 주사약 투여해 다 사라졌다"고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족들이 이튿날 병원을 찾아 A씨의 몸 확인해 보니 허리 아래와 엉덩이 바로 윗부분에 욕창이 생겨있었다.


그러다 A씨는 점점 상태가 많이 안 좋아져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고 기력이 쇠약해지면서 이 병원 바로 옆에 있는 C요양병원에 입원했지만 같은 해 6월23일 오전4시40분께 사망했다.

C요양병원은 B요양병원 이사장의 남편이 운영하는 병원으로, C병원에서 발급한 사망진단서에는 A씨의 사망 원인이 전신 쇠약, 욕창이라고 적혀있었다.

그럼에도 B병원은 발뺌만 하는 등 유가족들의 서류 발급 요구에도 전화를 받지 않거나 프린터가 고장 나 발급이 어렵다는 등 어처구니없는 답변만 할 뿐이었다.

유가족 D씨는 "수많은 요양병원 중 B요양병원을 입원한 게 최대의 불행"이라며 "연로하고 아픈 부모님을 가진 자식들이 요양병원을 선택할 때 이곳은 좀 피해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원한 기간 동안 환자들에게 충분한 식사와 경구투여 약을 제공했는지, 의사의 적절한 진료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관계기관에서 확인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뉴시스는 병원 측에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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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