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감찰관 의총 공개 토론" "파괴 피해야"…친윤·친한 충돌 속 한·추 물밑 협의 나서나
공개회의에서도 친윤·친한계 신경전
표 대결 현실화 가능성에 우려 나와
한동훈·추경호 의총 전 협의 가능성
김건희 여사 문제로 촉발된 대통령실 특별감찰관 추진 문제를 두고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이 좀처럼 입장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28일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는 특별감찰관 추천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공개로 열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특별감찰관 문제가 의원들 간 표 대결로 갈 경우 당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확전을 피하기 위한 물밑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는 친윤계와 친한계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날 회의는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특별감찰관 추천·임명 문제를 두고 공개적으로 충돌한 이후 처음으로 함께 참석하는 자리였다.
인요한 최고위원이 당내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을 두고 "스스로를 파괴하는 건 피해야 한다"며 화합과 단결을 강조하자, 김종혁 최고위원이 "국민들은 의원들이 어떤 주장을 펼치는지 알 권리가 있다"며 "공개 의원총회로 토론과 표결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반박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 여사 등 대통령 친인척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추천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는 국정감사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이르면 내달 초 열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친윤계와 친한계 모두 표결이 최선의 방식은 아니지만,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표결을 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사이의 협의 가능성을 두고도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 친한계 의원은 뉴시스에 "표결로 가지 않는 게 좋지만, (특별감찰관을 추진해야 한다는) 명분과 여론이 앞서고 있는데 우리가 피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조만간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가 만나 수습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굳이 (한 대표가) 먼저 이 대화를 원하는 듯이 할 필요는 없는 것"이라며 "우리가 밀리는 듯이 이야기가 나오면 억울한 상황 아닌가. 당당하게 갈 것"이라고 했다.
반면 한 친윤계 인사는 공개 의원총회 제안과 관련 "당헌·당규에 의원총회의 공개·비공개 진행 여부가 규정돼 있다. 한 개인이 주장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당헌 58조에 따르면 의원총회는 공개를 원칙으로 하되, 원내대표 또는 출석의원 10인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는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 사이의 협의 가능성에는 "이견 조율이 되지 않으면 표결로 가는 것"이라며 "말씀하실 분이 말씀할 사안이 생기면 (면담) 요청이 오거나 가지 않겠나"라고 했다.
다만 여권에서는 '표 대결로 간다면 공멸'이라며 친윤·친한계 간 협의 필요성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 양측 모두 당내 세력 구도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대다수 의원이 중립지대에서 충돌을 관망하고 있다.
만약 표 대결이 이뤄진다면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한쪽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야당이 김건희 특검법을 강행하는 상황에서 여권이 분열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도 특별감찰관 문제와 관련해 더 이상의 언급을 삼가며 확전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김 최고위원의 공개 의원총회 제안과 관련 "언급하지 않겠다"며 "의원들의 요구가 있어서 의원총회를 한다는 이야기를 말씀드렸다. 국정감사를 다 마치고 의원님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국정감사를 치른 보좌진을 격려하며 "전문 산악인도 높고 험한 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돌다리를 두드리며 확인해 주는 꼼꼼한 동료, 미로 속에서 길을 찾아 줄 눈이 밝은 동료가 필요하다"고 적기도 했다.
한 대표의 경우 이날 공개 의원총회 제안과 관련해 "중요 사안을 논의하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다.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을 것"이라고 답하며 대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전날 청년 역면접관 100명과 만난 자리에서 "제가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 개인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게 맞는 길이라 생각하고, 우리 모두가 사는 길이라 생각해 (이견을) 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이후 특별감찰관 추천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 '자기 정치를 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조만간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가 특별감찰관 추천 등 현안을 놓고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의원총회를 열기 전에 당에서 합의를 내는 모습이 가장 바람직하지 않겠나"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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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