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올해 첫 ICBM 발사…미 대선 앞두고 존재감 과시

31일 오전 7시10분경 평양 일대서 발사
ICBM 도발, 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여만
한미 SCM 직후 발사…'북 규탄'에 반발 의도도

북한이 31일 올해 첫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7시10분경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합참은 "북한의 탄도 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된 장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ICBM 도발은 지난해 12월 18일 '화성-18형'을 발사한 이후 10개월여 만이다. 탄도미사일 발사로만 보면 지난 9월 18일 이후 43일 만이다. 당시 북한은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수 발을 발사한 바 있다.

이날 미사일 도발은 한미 국방장관이 30일(현지시각) 미 워싱턴 펜타곤에서 제56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가진 직후 이뤄졌다.

양 장관은 회의 이후 공동성명을 내고 "불법 무기거래와 첨단기술 이전을포함한 러·북간 군사협력은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러·북간 군사협력이 실질적 파병까지 이어진 점을 한 목소리로 가장 강력히 규탄했다

북한의 도발은 한미 국방장관의 SCM 공동성명에 반발하는 동시에 미 대선을 앞두고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 대선(11월5일)을 불과 5일 남겨둔 시점에서 대선 판도를 북한에게 유리한 지형으로 만들기 위해 도발을 감행했다는 분석이다.

우리 군은 북한의 ICBM 발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북한군 동향을 지속 추적·감시해 왔다.

국방정보본부는 지난 30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주발사체를 비롯해 ICBM급 장거리탄도미사일 준비가 끝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대선을 겨냥해 (대선) 전이든 대선 후든 11월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이에 앞서 김용현 국방부장관도 지난 24일 미 대선 전 북한의 ICBM 발사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번에 재진입 시험을 성공적으로 하는 것에 목표를 둔다면 정상적인 각도로 발사를 해서 시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오늘(31일)의 경우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를 위한 정상각도(30~45도) 발사는 실행되지 않았다.

합참은 "우리 군은 경계태세를 격상한 가운데, 미일 당국과 '북 탄도미사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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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김두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