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에 中관광객 '심장 철렁'…제주 업계도 노심초사

"무슨 일인가요. 여행해도 괜찮은 건가요?"

4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6시간여만에 해제한 가운데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해 뉴스를 시청하던 외국인 관광객은 이렇게 물었다.



이날 뉴스 시청 모습을 촬영하던 기자의 모습이 평범해 보이지 않았는지 중국인 천모(61)씨 부부는 번역기를 이용해 "한국 여행 괜찮아요?"라고 질문했다.

"이제 괜찮다"는 휴대전화 문구를 본 부부는 그제야 얼굴이 환해졌다.

밤사이에 계엄 선포와 해제를 동시에 겪은 제주 관광업계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일상으로 복귀했다.

제주 도내의 한 대형호텔 관계자는 "전날 정부의 계엄령 선포 상황을 예의주시했다"며 "다행히 새벽에 계엄이 해제되면서 별다른 동요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광객 김규안(33)씨도 "어젯밤 불안해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아무일 없이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게 돼 다행"이라고 밝혔다.


평소 대합실에서 짧은 동영상이나 게임에 열중하던 공항 이용객들도 이날 만큼은 계엄 관련 뉴스나 동영상을 검색하는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종북 반(反)국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 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비상계엄 선포는 1979년 10월 이후 45년만이다.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통과로 윤 대통령의 계엄 시도는 6시간여만에 끝이 났다. 국회는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재적 190인 가운데 찬성 190인으로 가결했다. 야당을 비롯해 여당 일부 의원들도 표결에 동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4시30분께 긴급 담화를 통해 "어젯밤 11시를 기해 국가의 본질적 기능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붕괴시키려는 반국가세력에 맞서 결연한 구국의 의지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며 "그러나 조금 전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가 있어 계엄 사무에 투입된 군을 철수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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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