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퇴직교사 112명 시국선언…"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 꼴"

전교조 울산 기자회견…비조합원도 다수 참여

"한 집안의 가장이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운 꼴이다."

울산지역 퇴직 교사 112명이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울산지부는 9일 울산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지역 퇴직 교사 112명이 시국선언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국선언에는 전교조 조합원 외 비 조합원인 교사들도 대거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국정 농단과 비상계엄으로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범한 윤석열의 즉각 퇴진과 구속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과 국회를 우롱하고 국민에게 총을 겨눈 자에게 용서란 있을 수 없다. 내란 수괴 세력에게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맡겨둘 수는 없다"고 했다.

이날 시국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한 하종수 퇴직 교사는 "12.3 사태는 한 집안의 가장이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불지른 꼴'이라 규정하고 싶다"며 "식구들에게는 알리지 않고 불을 질러 식구들은 다 불에 타 죽는다. 방화 살인 미수죄다. 이런 사람은 대통령 자격이 없을 뿐만 아니라 처벌돼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서민태 퇴직 교사는 "젊은 제자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라며 "젊은 세대들에게 밝은 세상 만들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크다. 비상계엄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종대 퇴직 교사는 "입만 열면 법치주의를 외쳤던 사람이 본인 스스로 법치와 원칙을 무시하는걸 보고 안타까워 이 자리에 섰다"며 "기성 세대로서 한물 간 세대지만 우리 제자들이 바로 잡을 수 있는 세대가 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박현옥 전교조 울산지부장은 "시국선언에 참석한 퇴직교원은 민주화를 위한 독재 정권에 맞서 치 떨리는 경험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다"며 "우리 아이들을 독재 정권에 맡길 수 없다고 판단해 시국선언에 나섰다"고 말했다.

한편 전교조 울산지부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 울산시당 앞에 비상 계엄 선포와 탄핵 표결 무산을 규탄하는 근조화환을 설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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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