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동료 의원을 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병헌 세종특별시의회 전 의장의 재판이 시작된 지 1년이 넘은 가운데 더 장기화될 전망이다.

대전지법 형사8단독 이미나 판사는 9일 오후 317호 법정에서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상 전 의장에 대한 4차 공판을 심리했다.

상 전 의장은 동행한 변호인 없이 혼자 피고인석에 앉아 재판을 받았다.

이 판사는 이날 "피해자들에 대한 증인 신문 후 다른 구속 사건 일정 문제로 기일이 밀렸고 피고인의 변호인이 사임하자 방어권 보장을 위해 약 2달의 시간을 제공했다"며 "그랬음에도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고 기일을 변경해달라는 요청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판사는 피고인 측 변호인이 없는 상태로 목격자 2명에 대한 증인 신문 절차를 이어갔다. 해당 사건의 경우 피고인 측의 변호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건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목격자들에 대한 증인 신문 역시 성범죄임을 고려해 비공개로 전환돼 이뤄졌다.

다만 상 전 의장의 변호인 없이 증인 신문이 이뤄진 가운데 신문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자 이 판사는 증인 2명 중 1명에 대한 신문을 다음 재판에 다시 진행할 예정이다.

또 검찰이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를 모두 증인으로 신문하고 싶다고 밝혔으나 이 판사는 가장 주요한 목격자 1명만 추가로 불러 신문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판사는 "다음 기일에는 피고인 측이 사선 변호인이 아니더라도 국선 변호인을 선임해 도움을 받아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재판은 3월10일 오전 10시30분에 증인 2명에 대한 신문이 진행된다.

상 전 의장은 지난 2022년 8월24일 격려를 위해 모인 한 일식집 저녁 만찬 자리에서 동성 동료 의원인 A씨의 신체 특정 부위를 움켜쥐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후 악수를 청하는 다른 당 소속 시의원 B씨를 발견하고 양팔로 상체를 끌어안은 뒤 입맞춤해 추행했다고 공소사실을 제기했다.

해당 사건으로 수사를 받게 되자 상 전 의장은 세종남부경찰서에 추행 사실이 없었다며 A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해 허위 사실로 신고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추가 수사를 거쳐 상 전 의장을 기소했다. 또 상 전 의장이 A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맞고소하자 무고 혐의가 적용된다고 판단해 무고 혐의도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