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발표하면서 "건강상태가 (사면 결정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준이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2년 신년 특별사면'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브리핑에서 이번 사면의 배경에 대해 "과거의 불행한 역사를 딛고 온 국민이 대화합을 이뤄 코로나19 확산과 그로 인한 범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새로운 걸음을 내딛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사면은 국가원수 지위로서 대통령이 하는 고유 권한"이라며 "국민 공감대와 사법정의, 법치주의, 국민화합, 갈등의 치유 등 관점에서 대통령이 고려한 것으로 안다"고도 했다.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는 지난 20~21일 이틀간 회의를 열고 사면 대상자 등을 논의했는데,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심사도 이뤄졌다고 박 장관은 전했다.

박 전 대통령과 달리 이명박(MB)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은 이뤄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그 사안의 내용이 다르다. 그런 부분도 고려가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국민적 정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라고도 언급했다.

이날 박 장관은 박 전 대통령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만기 출소)를 포함한 3094명에 대한 특별사면·복권 등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문재인 정부 마지막 특별사면·복권 대상에는 ▲일반 형사범 2650명 ▲중소기업·소상공인 38명 ▲특별배려 수형자(중증질환·고령자) 21명 ▲선거사범 315명 ▲사회적 갈등 사건 관련자 65명 ▲노동계 및 시민운동가 2명 ▲낙태사범 1명 등이 포함됐다.

박 장관은 선거사범 사면에 대해 "여야 정치적 입장에 따른 차등 없이 엄격하고 일관된 기준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밖에 2015년 민중총궐기집회 주도 혐의 등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영주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 등에 대해선 "노동존중사회 실현을 위한 차원에서 사면을 실시한다"고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