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감 경기 상승 전환…제조업 '웃고'·비제조업 '울고'

수출호조·전기자동차 기대에 제조업 경기 개선
코로나19 확산·방역 강화로 비제조업은 둔화

수출호조의 영향으로 이번 달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세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조치 강화로 비제조업은 업황이 둔화됐으나, 제조업은 수출호조로 업황이 개선되면서 체감경기가 상승했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체 산업의 BSI는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한 87을 기록해 세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BSI는 기업가의 현재 기업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 과 향후 전망을 조사화 해 지수화 한 수치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알 수 있다. 지수가 100이 넘으면 업황이 좋다고 응답한 기업이, 100보다 작으면 업황이 나쁘다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인데,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전 산업BSI가 100을 넘은 적은 한 번도 없다.

제조업 기업은 전달보다 좋아졌다고 봤으나 비제조업 기업은 업황 경기가 다소 나빠졌다고 봤다. 제조업의 업황BSI는 전월대비 5포인트 상승한 95를, 비제조업의 업황BSI는 전달보다 1포인트 하락한 82를 기록했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팀장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조치 강화 등의 영향으로 비제조업 업황이 둔화됐으나 반도체와 금속가공 등 업체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제조업 업황이 상승하면서 비제조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전체 전산업 업황BSI는 전월보다 소폭 상승했다"고 말했다.

제조업은 건설 등 전방산업 수요가 둔화됐으나 자동차 부품 등 수주가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1차금속이 건설 등 전방산업 수요 둔화로 7포인트 하락했으나 전자 제품 및 부품 수요 개선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가 12포인트 올랐고, 금속가공도 기계·자동차 부품 등 수주 증가로 9포인트 상승했다.

김 팀장은 "제조업의 경우 반도체 업황이 상대적으로 개선되고 전자제품 수요가 늘면서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며 "금속가공의 경우 전기자동차 이슈가 있다보니 이와 관련된 투자가 많이 늘어나면서 부품 수주가 늘어 제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특히 해외공장의 경우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공장 가동률도 높아졌는데 상대적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을 적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제조업은 연말 소프트웨어 수주 증가로 정보통신업이 6포인트 상승했으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객 운송 감소로 운수창고업이 11포인트 하락하고 도소매업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오프라인 매출이 줄면서 전체적으로는 전월대비 1포인트 하락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김 팀장은 "비제조업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방역과 연관이 깊은 운수창고업, 도소매업, 숙박업 등을 중심으로 나빠졌다"며 "겨울 혹한기에 진입하면서 부동산 매수 심리도 위축되면서 부동산업 업황도 안 좋아져 전문기술업 등이 악화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103으로 5포인트 상승해 다시 100포인트대로 올라섰다. 중소기업은 87로 전월 보다 6포인트 상승했다. 형태별로는 수출기업은 109로 전월보다 7포인트 올랐고, 내수기업은 87로 4포인트 상승하는 등 체감 경기가 호전됐다.

기업의 체감 경기에 소비자동향지수(CSI)을 반영한 경제심리지수(ESI)는 1.7포인트 하락한 104.6을 기록했다. ESI는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심리를 보여주는 지수로 수치가 100을 넘으면 과거 평균보다 경기가 나아졌다는 평가로 해석된다.

김 팀장은 "코로나19 확산으에 따른 방역수칙 강화, 소비 심리 하락으로 비제조업의 CSI가 하락한 영향이 있다"며 "다만 수출이 좋아서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호전되면서 전체적으로는 하락폭이 제한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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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신 혁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