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외용 달력서 김일성 부모 등 생일·사망일 삭제

김형직·강반석 등 김일성 부모와 김정숙 김정일 생모
생일·사망일 표시 삭제하고 대신 김정은 생일 등 표시
'당의 방침 없이는 불가능한 일'

올해 북한에서 출판된 달력 가운데 일부에서 김일성의 부모와, 김정일의 어머니 생일과 사망일 등 주요 날자가 표시되지 않았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이 4일(현지시간) 북한 현지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해마다 달력에 특별히 눈에 띄게 표시되던 김일성의 아버지 김형직과 어머니 강반석, 김정일의 생모인 김정숙의 생일과 사망일이 표시되지 않은 달력이 일부 있다"며 "해마다 빠짐없이 표기되던 것인데 없어져 주민들이 의아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외국문출판사에서 백두산과 만경대, 정일봉 등 풍경을 담아 출판한 달력과 새로 건설된 삼지연시 모습을 담은 달력에 김형직, 강반석, 김정숙의 생일과 사망일 표시가 없어졌다"고 밝혔다. 다른 기관에서 출판한 달력에는 이들 날자가 표시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김일성 일가의 출생일은 휴일은 아니지만 달력에 '항일의 여성영웅 김정숙동지께서 탄생하시였다'는 식으로 표시됐는데 외국문출판사가 펴낸 올해 달력에는 그런 표시가 없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외국문출판사는 외국어로 된 대외선전용 도서와 출판물을 전문으로 찍어내는 곳으로 김정숙의 생일과 사망일을 표시하지 않은 것은 당의 방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몇몇 기관과 단체, 학교 이름에서 김일성과 김일성의 삼촌(김형권), 동생(김철주)의 이름이 사라지는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며 "국내용 달력과 달리 대외선전용 달력에는 김정은의 일대기를 새로 표기하고 김일성 일가의 일대기 표시를 없앤 것같다"고 말했다.

외화벌이 노동자로 중국에 체류하는 다른 소식통도 "숙소에 있는 달력도 외국문출판사에서 낸 것이며 김형직, 강반석, 김정숙의 생일과 사망일 표기가 없다"고 전했다.

그는 "영사관에서 직접 배포한 달력"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처럼 중국에 외화벌이를 하러 나온 노동자들은 대부분 어린 여성들인데 한동안 달력에 김일성 일가 생일, 사망일 표기가 빠진 것이 화제가 됐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 김두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