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푸틴 직접 제재' 경고…美 병력 이동도 거론

"병력 이동, 도발하려는 건 아냐"…'우려 안심' 강조
"우크라 주둔 의도 없어…나토 작전 일환"
"모든 것 푸틴 결정"…'2차대전 이후 최대 침공'도 거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와 관련해 자국 병력이 이동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직접 제재 가능성도 시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워싱턴 한 상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국 병력 동유럽 배치 시기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푸틴 대통령이 하는 일에 달렸다며 "(대기) 병력 중 일부를 근기간 내 이동시킬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전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신속대응군(NRF) 활성화 등 상황에 대비해 자국 부대에 배치 준비 차원에서 경계 강화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자국 병력 8500명을 거론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만 "이건 도발을 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러시아, 벨라루스 국경 지대 상황과 관련해 동유럽 지역이 합리적인 우려를 하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현 상황을 우려하는 국가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리는 미국 병력, 나토 병력을 우크라이나에 주둔시킬 의도가 없다"라고 했다. 다만 "그(푸틴)가 움직일 경우 심각한 경제적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거듭 경고를 보냈다.

러시아가 실제 우크라이나 침공에 나설 경우 푸틴 대통령 개인에게 제재를 가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시 푸틴 대통령 개인 제재를 고려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배치 준비 중인 자국 병력에 관해서는 "경계 강화 병력은 나토 작전의 일환"이라며 "미국의 단독 작전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에게는 나토 5조의 의무(집단 방위 의무)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모든 나토 동맹국과 직접, 또는 화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는 모두 의견이 같다"라며 "나토 어느 회원국도 우리가 그들을 방위하러 올지 걱정할 이유가 없다"라고 했다.

향후 침략 가능성이 커졌느냐는 질문에는 "모든 것은 그(푸틴)의 결정으로 귀결된다"라고 했다. 그는 아울러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을 두고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대의 침공"을 거론하며 "세상이 바뀔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의 긴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주 제네바에서 외무장관 담판을 벌였다. 그러나 담판에서 별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으며 실제 침공 위기감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인 24일 상황실에서 유럽 주요 국가 및 기구와 예정에 없던 화상 회의를 진행,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저지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나토 동부 안보 강화와 제재 등의 논의됐다.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미국이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비해 러시아 경제 핵심 분야에 대한 수출 통제와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브리핑에서는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방위, 우주 등 분야가 거론됐다. 미국 당국자는 "동맹·파트너국가와 고려 중인 수출 통제 옵션은 경제를 산업화하려는 푸틴의 전략적 야망에 꽤 강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울러 당국자들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등 에너지 무기화와 관련해 에너지 안보를 보장하고 가격 충격을 막기 위한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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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