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편파판정 걱정된다…쇼트트랙 '텃세' 넘어라'

황대헌·이준서, 석연찮은 판정에 남자 1000m 준결승 탈락
한국 쇼트트랙, 오늘 남자 1500m 출격

한국 쇼트트랙이 편파 판정으로 인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질주를 이어간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9일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남자 1500m와 여자 1000m, 여자 3000m 계주에 출격한다.



한국시간으로 9일 오후 8시부터 남자 1500m 준준결승과 여자 1000m 예선, 남자 1500m 준결승, 여자 3000m 계주 준결승, 남자 1500m 결승이 차례로 이어진다.

남자 1500m에는 준준결승에는 에이스 황대헌(강원도청)을 비롯해 이준서(한국체대), 박장혁(스포츠토토)이 나선다.

여자부 에이스 최민정(성남시청)과 이유빈(연세대), 김아랑(고양시청)은 여자 1000m 예선을 치른 뒤 계주 종목에 출전한다. 이들과 함께 서휘민(고려대)과 박지윤(한국체대)이 계주 멤버로 뛴다.

이날 남자 1500m 메달 레이스가 펼쳐지는 가운데 중국의 심각한 '텃세' 우려는 여전하다.

지난 5일 2000m 혼성 계주 결승에서 미국이 석연찮은 판정 속에 메달을 놓쳤는데, 7일 벌어진 남자 1000m에서는 황대헌, 이준서가 희생양이 됐다.

준결승 1조에서 레이스를 펼친 황대헌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페널티 판정을 받아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준결승에서 런쯔웨이, 리원룽(이상 중국)에 이어 3위를 달리던 황대헌은 결승선을 4바퀴 남기고 인코스로 추월해 1위로 올라섰다. 이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황대헌이 추월할 때 별다른 신체 접촉이 눈에 띄지 않았으나 경기 후 비디오를 살펴본 심판진은 황대헌이 추월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진로를 변경해 상대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실격을 선언했다.

준결승 2조에서 경기를 펼친 이준서도 애매한 판정 속에 나란히 실격의 아픔을 겪었다.

이준서 역시 레이스 내내 눈에 띄는 접촉은 없었지만, 심판진은 이준서가 레인 변경 반칙을 범했다고 판단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국제심판인 최용구 쇼트트랙 대표팀 지원단장도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었다.


최 단장은 "직선 코스에서 중국 선수가 지속적으로 추월을 방해했고, 황대헌이 히든카드를 쓴 것 같다. 흔들어 놓고 안으로 파고드는 작전이었는데 코너 입구에 충분한 공간이 있어서 무리없이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이준서를 두고는 "이준서가 직선에서 자기 주로를 안 타고 안으로 급격히 들어왔기에 실격이라고 했으나 영상을 파악한 바로는 중국 선수가 헝가리 선수 왼쪽 엉덩이에 손을 댔다. 이때 중심이 흔들려 넘어지려는 상황에서 이준서와 충돌했다. 내 개인적인 생각과 영상 분석 결과로는 헝가리와 중국 선수들에게 문제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한국 뿐 아니라 헝가리도 즉각 판정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항의를 기각했다.

결국 한국 선수단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를 하기로 결정을 내린 상황이다.

외신들도 해당 판정에 대해 거론할 정도로 전 세계적인 논란이 되고 있지만, 중국의 편파 판정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쇼트트랙 강국인 한국은 남자 1000m 때와 마찬가지로 집중 견제를 받을 가능성이 더욱 높다. 중국의 노골적인 텃세를 넘어서야 메달도 바라볼 수 있다.

사실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나가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치는 것이 판정 논란을 원천 봉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각국의 전력이 상향 평준화 된 상황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또 쇼트트랙은 워낙 변수가 많은 종목이다.

편파 판정을 넘기 위해서는 최대한 접촉을 차단하는 수 밖에 없다.

이소희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코치는 "선수들이 중국의 홈 텃세를 인지하고 있다. 아웃코스 또는 인코스로 추월하는 상황에서 다른 선수와 접촉을 줄이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강조한 뒤 "남자 1000m 준결승에서는 스치지도 않았는데 실격 판정이 나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쇼트트랙 대표팀의 컨디션이 좋고, 판정 논란을 뒤로 한 채 앞으로의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국가대표 시절 중국의 텃세를 경험해 본 박승희 SBS 해설위원은 "선수들의 컨디션은 무척 좋다. 몸을 잘 만들었다. 선수들이 애매한 판정으로 인해 의기소침해지지는 않았다. 이를 계기로 더 독기를 품고 하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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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 김하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