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건희=신정아" vs 野 "왕비 김혜경"…예결위 이틀째 배우자 공방

예결위 2일차 종합정책질의서도 김혜경·김건희 난타
국힘 "김혜경 방지법 만들어야…대리처방 의혹 조사하라"
민주 "김건희, 리플리 증후군…벼락치기론 대통령 못 해"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이틀째 종합정책질의에서 여야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씨를 향한 공격을 주고 받았다.

전날 예결위 1일차 종합정책질의가 이 후보와 윤 후보의 대리전이 된 것처럼 이날도 양당은 김부겸 국무총리 등 정부 인사들을 상대로 관련 질의를 이어가며 서로의 가족 리스크를 부각시켰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1번 타자'로 나선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은 "지금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부인 김혜경씨의 여러 가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국민들이 상당히 많은 실망을 하고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윤 의원은 김 총리를 상대로 "(경기도청) 비서실에 근무했던 직원 A씨는 본인 일과 시간에 업무의 90% 이상이 김혜경씨의 사적인 용무를 처리하는 일이었다고 할 정도로 너무나 상습적으로 이런 일이 벌어졌고 과잉의전 문제, 갑질 문제 등 당시 이 지사와 김혜경씨가 왕과 왕비로 군림한 것 아닌가 싶다"며 "총리실은 도지사들에 대한 공직기관을 감찰하고 있는데 엄단해야 하지 않냐"고 물었다.

김 총리가 "지금 전제를 하신 대선 후보 가족에 관한 문제를 정부를 대표해 있는 총리가 답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하자 김 의원은 "총리 입장에서 여당의 대통령 후보다 보니까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못하는 어떤 속앓이를 하고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또 "어제 언론보도를 보니까 김혜경씨가 명절 때 가족 제사에 경기도 소속 직원들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방송됐다. 더 가관인 것은 민주당 선대위는 김씨가 아니고 이 후보가 시켰다고 공사도 구분 못하는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했다"며 "공직 윤리관이 땅에 떨어졌는지 알 수 있는데 '이재명 방지법'이나 '김혜경 방지법' 제정해야 하지 않겠냐"고 따졌다.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도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의 황제 의전, 사적 심부름 등 갑질 문제와 대리 처방 문제 등 다양한 의혹들이 제기가 됐는데 이 가운데 특히 대리처방 문제는 우리 국가가 갖고 있는 보건의료체계 근간을 훼손하는 문제라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장동 사건처럼 몸통이라고 지목받은 분들이 '나는 모르고 아랫사람이 했다'고 한 것을 봤을 때 국가가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기 위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며 "배모 전 사무관이 임신 금기약을 복용했다는 것을 누가 믿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몸통을 위해서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였인 것이다. 그리고 김혜경씨도 한 달 뒤에 같은 약을 직접 처방받았다는 사실을 봤을 때는 약의 사용자가 김혜경씨라 볼 수 있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겠냐"고 김 총리에게 물었다.

김 총리는 "어제도 비슷한 질문이 있었지만 정부를 대표하는 입장에서 후보나 후보자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재차 답변 요구에 난색을 표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후보든 민간인든 자신이 사용해야 할 약을 다른 사람의 처방을 통해서 받는 것은 의료법 위반이다. 자신이 처방받은 약을 판매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투여하지 못하도록 한 약사법도 위반"이라며 "몸통이 김혜경씨인지 공무원들의 행위인지 모르겠지만 이 사람들이 심각하게 보건의료체계를 훼손한 부분에 대해서 행정당국이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위법사항에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김혜경씨를 향한 공세에 나서자 민주당은 오후 질의 순서에서 김건희씨 관련 의혹으로 반격에 나섰다.

민주당 유정주 의원은 김 총리를 상대로 김건희씨의 허위 학력 및 경력 의혹들을 열거하면서 "이런 일은 또 하나의 신정아 사건을 연상케 한다. 리플리 증후군이라 불러도 무색하지 않다"며 "정당하게 노력해서 기재해야 할 경력 부풀리기를 반복적으로 한 것을 알면서도 조사는 지지부진한데 법 앞에 누구나 평등하다고 말할 수 있겠냐"고 따졌다.

유 의원은 "신정아 사건은 그 여파로 당시 많은 이들이 조사를 받았다. 그럼에도 강력한 보호막이 김건희씨에게만 적용되고 있다. 어느 누군가가 눈 감고 귀 막고 입 막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사람에 따라, 배경에 따라 바뀌는 잣대를 두고도 자신의 일이기에 법과 원칙이라는 말을 반복하는 야당 대선후보의 의식이 공포스럽기까지 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총리는 "대선후보나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저희들이 입장을 갖고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야당의 김혜경씨 관련 질의 때와 같은 입장을 취했다.

같은 당 신현영 의원은 지난 대선후보 4자 토론회 때 윤 후보가 제대로 답하지 못했던 환경전문용어인 RE100(기업 전력 100% 재생에너지 사용 캠페인)과 EU 택소노미(Taxonomy·친환경 경제활동 분류기준)로 공세에 나섰다.

신 의원은 김 총리에게 RE100과 택소노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물으면서 "제 질문은 장학퀴즈가 아니다"라며 "기후환경 위기와 코로나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 단어들은 어느 새 우리 삶에 중요한 단어가 된 것이다. 즉 시대를 반영하는 단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저는 정치 신인이지만 국정을 이끄는 자리는 쉽지 않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더더욱 그럴 것으로 생각이 된다"며 "현대사에 단시간에 요행으로 또는 벼락치기 속성 과외로 대통령이 된 경우는 알지 못한다. 총과 칼을 이용한 경우는 제외하고 말이다"고 윤 후보를 겨냥했다.

이에 대해서도 김 총리는 "워낙 지금 대선에 직접 연관이 될 수 있는 그런 발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문제는 제가 답변을 드리지 않는 것을 양해해달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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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