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우크라 사태 대비 시급…공급망 종합 대응체계 구축"

문 대통령, 제4차 대외경제안보 전략회의 모두 발언
"국민 안전 철수 만전…기업피해 최소화 방안 강구"
"에너지 수급 불안 선제적 대응…수급안정 비상대응"
"경제안보 위한 공급망 관리 기본법 제정 매우 시급"
"경제안보공급망관리위원회 신설…안정화 기금 도입"
"우크라이나 사태 다양한 가능성 열고 대비책 마련"
"마지막까지 할 일 하고 다음 정부 안착되도록 노력"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임박 징후 등 국제정세 불안과 관련해 "만약의 경우 우리 국민의 안전 대피와 철수에 만전을 기하고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미리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4차 대외경제안보 전략회의 모두 발언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해결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정세 불안이 고조되고 있어 시급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실물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불확실성을 줄이는 노력도 강화해 주기 바란다"며 "당장 할 수 있는 조치는 즉각 시행하고, 최악의 상황에도 면밀히 대비를 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수출 기업과 현지 진출 기업에 대한 전방위적 지원과 에너지, 원자재, 곡물 등의 수급 불안에 선제적 대처해야 할 것"이라며 "수급 안정화 방안과 시장 안정 조치 등 비상 계획을 철저히 점검하고 발생가능한 위험에 대한 대응 계획을 각 분야별로 철저히 세워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경제와 안보에는 임기가 없다. 경제팀과 안보팀이 힘을 모아 급변하는 대외경제안보 환경에 빈틈없이 대응하고, 우리 경제의 흔들림 없는 도약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0월 최근 경제·기술·안보 등이 연계·통합된 형태의 국가 간 경쟁이 심화에 따른 전략적 대응을 위해 장관급 협의체인 대외경제안보 전략회의를 신설했다. 그동안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3차례 열렸으며, 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국제경제의 당면과제가 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과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개최한다"며 "긴급하게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어서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조업 비중과 무역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 경제 구조에서 글로벌 공급망 관리는 핵심 과제"라며 "특히 최근 공급망 위험이 확대되며 경제 안보적 관점에서 범정부적 신속한 대응이 긴요해졌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우리 경제는 자유무역과 적시 공급체계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효율성에 중점을 두며 성장해왔지만, 날로 심화되는 공급망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안정성 중심의 공급체계 전환이 시급해졌다"고 강조했다.

특히 "세계가 함께 겪을 수밖에 없는 글로벌 공급망의 위기를 우리 경제의 체질과 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하겠다"면서 "우수한 제조업 생산기반, 탁월한 혁신역량, 위기에 대응하는 유연성을 살려나간다면, 공급망과 관련한 우리의 강점을 더 크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7월 일본 수출규제 극복과 요소수 사태 해결 사례를 언급하면서 "경제 안보를 지키기 위한 법적 토대도 갖춰왔다. 2019년 소재부품장비특별법을 제정하고, 올해 초 첨단산업육성 특별법을 제정해 공급망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법적 기반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성과를 더욱 발전시켜 보다 고도화되고 종합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산업 분야별로 대응하던 공급망 관리를 넘어서서, 공급망 전체에 대한 범정부 관리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 제도적 기반으로 '경제 안보를 위한 공급망 관리 기본법' 제정이 매우 시급해졌다"며 "첨단산업에서 범용제품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법적 완결성을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컨트롤타워로서 대통령 직속 '경제 안보 공급망 관리위원회'를 신설하고, 재정적 뒷받침을 위한 공급망 안정화 기금을 도입하게 될 것"이라며 "경제 안보 품목 지정과 조기경보시스템 운영 등에 대한 제도적 근거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공급망 안정을 위해 정책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비축 물량과 품목 수를 확대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면서 "양자 및 다자 간에 공급망에 대한 대외협력도 강화해 나가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우크라이나 사태는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열어놓고 재점검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교민들의 안전과 경제안보를 잘 챙기라고 재차 당부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반도체 소재, 요소수 같은 범용품 등 공급망의 위기를 겪어 왔으나, 우리 경제는 위기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강점을 갖고 있어서 지금까지 이런 위기를 잘 극복하며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바꿔 왔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위기가 상시적, 다양한 형태로 복합적으로, 장기간에 걸쳐서 발생하고, 특히 안보 문제와 경제 문제가 결합되어 있다"며 "간헐적인 회의 형식 또는 TF 형태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경제와 안보가 결합되는 확실한 시스템이 법적·제도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마지막까지 추진해야 하는 과제로 생각하고 총력을 다하고, 국회에 대해서도 그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협의하고 설득해 주기 바란다"며 "경제와 안보에는 임기가 없다는 각오로 마지막까지 우리가 할 일을 하고, 다음 정부가 잘 안착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회의에는 정부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김용래 특허청장, 최종문 외교부 제2차관, 박선원 국정원 1차장 등 각 부처 장·차관들이 전략회의 위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또 김정우 조달청장,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 주현 산업연구원 원장, 임춘택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 방문규 한국수출입은행장,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기관을 대표해서 자리했다.

청와대에선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이호승 정책실장, 유연상 경호처장, 이철희 정무수석, 박수현 국민소통수석, 박원주 경제수석, 서주석 국가안보실 1차장, 남영숙 경제보좌관, 박수경 과학기술보좌관, 박경미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홍남기 부총리, 문승욱 장관, 최종문 2차관은 ▲글로벌 공급망 관련 대외여건 변화 및 대응전략 ▲경제안보 품목 수급안정화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 ▲우크라이나 사태 동향 및 대응조치 ▲우크라이나 사태 경제적 영향 및 대응방안 등에 대해 보고 했고, 이에 대한 참석자들의 토론과 발제, 발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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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부장 / 염선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