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파란색 점퍼 대신 정장…선대위 "통합 강조 차원"
文도 19대 대선서 정장 고수…탄핵 국면서 안정·통합 도모
윤석열, 영남서 빨간색 당 점퍼 입고 정권 심판론 역설
호남선 당 점퍼 벗고 정장 차림으로 지역주의 타파 호소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들이 상이한 의상 전략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틀 연속 정당 상징색인 파란색 점퍼가 아닌 정장 차림으로 전국을 누비고 있다. 선거대책위원회는 통합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정권심판론이 비등한 상황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지난 15일 공식 선거운동 첫 일정인 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VTS) 방문 행사에 파란색 선거 운동복 대신 감색 코트에 하얀색 와이셔츠, 붉은색과 남색이 섞인 사선 패턴 넥타이를 착용한 채 나타나 "위기에 강한, 그리고 유능한 경제 대통령 후보, 국민 통합 대통령 후보"를 자임했다.
그는 국민의힘 안방 격인 부산 부전역에서 진행한 첫 현장유세에서도 파란색 점퍼를 차려 입은 선거운동원 사이에서 유일하게 감색 정장 차림을 유지해 대비를 이뤘다.
이 후보는 행정가로서 성과를 열거하면서 "전라도 출신이면 어떻고, 경상도 출신이면 어떻느냐. 왼쪽이면 어떻고 오른쪽이면 어떻냐. 박정희면 어떻고, 김대중이면 어떻느냐.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뭐든 하겠다"며 "이념과 사상에 갇히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보수의 심장 격인 대구 유세에서도 같은 차림으로 "나와 같은 색깔을 좋아한다는 것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자신과 가족을 위한 실용주의를 역설했다. 이 후보는 대전과 서울 유세에서도 파란색 선거 운동복을 입지 않았다.
다만 이 후보가 당 상징색을 배제한 것은 아니다. 이 후보는 첫 현장유세에서 파란색 운동화를 전달 받았다. 첫 집중 유세에서는 경선 맞수였던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이 파란색 목도리를 메주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그는 16일 유세에서도 감색 정장 차림을 유지했지만 파란색 목도리를 착용했다.
이 후보의 의상 전략은 문재인 대통령을 연상시킨다. 문 대통령도 19대 대선에서 선거운동복 대신 주로 양복 차림으로 유세 활동을 했다. 당시 선대위는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로 민심이 양분된 상황에서 안정감을 주고 통합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5일 유세 출정식에 정당 상징색인 빨간색이 반영된 점퍼를 입고 나타나 "국민께서 지켜온 대한민국이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세력에 계속 무너지는 것을 두고만 보시겠나"라며 "이 부패하고 무능한 민주당 정권을 정권교체로 반드시 심판하겠다"고 선언했다. 정권교체론이 높은 상황임을 감안해 국민의힘의 상징인 빨간색 점퍼를 착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15일 서울 부터 대전과 대구, 부산까지 모든 현장 유세에 빨간색 선거운동복을 입고 등장해 대선에 출마하게 된 명분이자 목표인 '정권교체'를 주장했다.
그는 대구에서는 현 정부 출범 후 확산한 대구 지역민의 소외의식을 부추기며 정권교체의 기수를 자임했다. 부산에서는 "이제 저를 믿고 국민의힘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정권교체를 해달라"라고 호소했다.
다만 윤 후보는 선거운동 2일차인 16일 유세에서는 빨간색 선거운동복을 벗고 감색 정장을 입었다. 특히 호남에서는 감색 정장 차림으로 다른 지역과 달리 정권 심판론 대신 지역주의 타파를 주로 내세웠다.
윤 후보는 광주 유세에서 빨간색 선거운동복을 입은 선거운동원과 달리 감색 정장 차림으로 "지역의 독점정치를 깨고 지역주의의 타파의 선봉이 되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주 유세에서는 민주당을 '선거전문정당'으로 폄훼하면서 "호남과 전북도 달라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후보가 2일차 일정에서 정당색이 반영된 선거운동복 대신 감색 정장을 택한 것은 국민의힘이 강한 호남 정서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