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까지 확대한 먹는치료제 처방, 체중 요건은 강화

21일부터 40대 기저질환자도 팍스로비드 처방
발열·숨참 또는 미접종 60세 이상에 우선 투약
투약 96.7% '중증화 안돼'…81.5% '3일 내 호전'
"RAT 양성자 처방, 아직 위양성률 높아서 안돼"

화이자사(社)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처방을 받을 수 있는 40~50대 기저질환자 중 과체중 환자의 조건이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에서 '30㎏/㎡ 이상'으로 상향 조정된다.

발열 또는 숨이 차는 증상을 보이거나 예방접종을 마치지 않은 60세 이상 확진자는 투약을 우선 고려한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 같은 내용을 담아 개정한 '코로나19 치료제 사용안내서 제4-3판'을 의료 현장에 배포했다고 21일 밝혔다.

개정된 지침에 따라 이날부터 40대 기저질환자도 먹는 치료제를 처방받아 투약할 수 있다.

이로써 처방 대상은 60세 이상 고령자, 면역저하자, 40~50대 기저질환자, 요양병원·감염병 전담 요양병원·감염병 전담병원 입원환자 등이다.

또 처방이 가능한 과체중 확진자 조건이 기존 BMI '25㎏/㎡ 이상'에서 '30㎏/㎡ 이상'으로 바뀐다. 체중을 기준으로 한 처방 기준은 강화되는 셈이다.

비만도를 보여주는 BMI는 '체중÷(신장×신장)'으로 계산한다. 다만 학회나 기관별로 BMI 기준이 다소 다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5㎏/㎡ 이상을 과체중, 30㎏/㎡ 이상을 비만으로 규정하고 있다. 대한비만학회의 2018년 비만 진료지침은 25~29.9㎏/㎡를 1단계 비만, 30~34.9㎏/㎡를 2단계 비만, 35㎏/㎡ 이상을 3단계 비만(고도비만)으로 보고 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기준이 학회마다 다르지만 25㎏/㎡ 이상이면 과체중, 30㎏/㎡ 이상이면 비만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에 비만의 기준으로 30㎏/㎡ 이상으로 해 투여 대상을 조정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발열이나 숨참 증상이 있거나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60세 이상 환자는 먹는 치료제 투약을 우선 고려할 수 있도록 처방 의료기관에 강조했다.

오는 25일부터는 호흡기전담클리닉과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에서도 먹는 치료제를 처방할 수 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치료제 수급 상황 등을 일차적으로 고려하고, 고위험군부터 순차적으로 처방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며 "확진자 관리 병원이 최근 호흡기클리닉이나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 6000여곳으로 확대되면서 처방 기관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방대본이 지난달 31일 이후로 먹는 치료제를 투약한 364명을 대상으로 치료 경과를 추가 분석한 결과 크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96.7%인 352명은 위중증과 사망으로 악화하지 않았다. 다른 12명은 발열, 쓴맛 등 미각 변화, 근육통, 빈맥 등의 증상으로 복용을 중단했다.

개별 설문조사에 응한 복용 완료자 301명 중 81.1%는 호흡기 및 인후통 증상이 호전됐다고 답했다. 81.5%는 복용 시작 3일 이내에 증상이 호전됐다. 미각 변화 증상을 경험한 73.8% 가운데 75.6%는 복용을 끝낸 후 3일 이내에 쓴맛 등의 증상이 없어졌다고 답했다.

복용을 마친 이들 중 89.4%는 다른 코로나19 환자에게 복용을 추천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방대본은 신속항원검사(RAT) 양성 판정을 받은 이들에게 먹는 치료제를 처방할 계획이라는 내용과 관련해서는 아직 RAT 위양성률이 낮지 않아 추가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검사 양성률이 높아지면서 위양성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지역별·의료기관별로 위양성률이 차이를 보이고 있어 추가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보건소에서 실시한 RAT 위양성률은 20%, 의료기관에서 실시 중인 전문가용 RAT 위양성률은 5~10%다.

정 본부장은 "위양성 가능성이 일부 있어 RAT만 가지고 (먹는 치료제를)처방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상황"이라며 "좀 더 양성률, 위양성률을 모니터링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앞서 지난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먹는 치료제 처방이 저조하다는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적절한 시점에 RAT만 가지고도 투약할 수 있는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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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