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지지층(4050세대) 사전투표 의향높아… 이재명에 유리
윤석열 후보에 더 우호적인 20대 사전투표에 적극…덕될 것
국힘, 부정투표 음모론에 야권 지지층 사전투표 낮을까 우려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선 후보,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선 후보가 오는 4, 5일 이틀간 진행되는 3·9대선 사전투표 독려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윤 후보는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도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두 후보는 자신들의 지지자를 한 명이라도 더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사전 투표 참여를 적극 호소하고 있다. 양측은 사전투표율이 본 투표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사전투표일을 '1차 승부처'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이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사전투표 의향이 높은 여권 지지층(4050세대)의 특성 때문이다. 국민의힘도 지지층 변화로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윤 후보에 덕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사전투표에 적극적인 20대 표심이 윤 후보에게 더 우호적이라고 이유에서다. 오미크론 확산세도 여야가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지난 대선 사전투표율은 26,06%인데 이번 대선에선 처음으로 30%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변수는 야권이 그동안 '사전투표=부정선거' 음모론을 펴 온 터라 야권 지지층이 사전투표에 참여하기를 주저한다는 점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본 투표에 코로나 확진 발표로 투표에 나서지 못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이재명 “4, 5일 사전투표를 열심히 해주시고 주변에도 많이 권장해 달라”
민주당은 이 후보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사전투표 독려하고 있다. 역대 주요 선거에서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당에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26.69%)였던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은 180석 을 얻어 대승했다. 사전투표율 2위(26.06%)였던 19대 대선 때도 문재인 대통령은 2위인 홍준표 후보를 큰 격차로 이기고 당선됐다.
이 후보는 28일 경북 포항 유세에서 “사전투표 열심히 해주고 주변에도 많이 권장해달라”며 “이 투표가 ‘내 미래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주변에 꼭 말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재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삶을 결정하기 위한 투표”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사전투표 전까지 주변에 꼭 투표하라는 전화 홍보 등 독려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 지지층은 사전투표를 하겠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27일 한국리서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45.6%가 사전투표를 하겠다고 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의 사전투표 의향은 19.5%에 불과했다.
우상호 총괄선대위원장은 “사전투표까지 남은 기간이 이번 대선의 승패를 좌우한다"면서 "사실상 모든 승부가 이때 이뤄진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청년, 여성 등 부동층 공략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권혁기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부단장은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서울 지역과 어르신, 청년, 여성을 중심으로 표심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에게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겠다”고 밝혔다.
◆ 윤석열 "3월9일 코로나 확진자 발표해 당일 투표 못하게 막을 수 있다"
국민의힘은 전통 보수층의 낮은 사전투표 참여 의사를 이번 대선의 최대 불안 요인으로 꼽고 있다. 일부 보수층에서는 2020년 21대 총선에서 제기된 '사전투표=부정선거'라는 음모론을 여전히 맹신하고 있다. 특히 윤 후보 지지층 성향이 강한 일부 고령층이 이런 음모론을 믿고 있는데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로 대선 당일 투표장에 나오길 꺼릴 수 있다는 점이 국민의힘의 고민이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후보를 앞세워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28일 선거대책본부 회의장에는 아예 ‘윤석열도 사전투표 하겠습니다’라는 배경막을 내걸었다.
윤 후보도 사전투표를 호소했다. 윤 후보는 "(정부가) 선거날 코로나19 확진자가 수십만명 나온다고 발표해서 여러분의 당일날 투표를 못 하게 막을 수 있다. 당일 투표만 해서는 이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전투표를 반드시 해줘야 한다"며 "주권자로서 투표를 하면, 투표장 가서 도장을 찍으면 우리는 이기고 이 나라의 주인 행세를 할 수 있다. 우리가 집에 앉아 투표를 안 하면 이런 부패하고 무도한 세력이 나라의 주인 행세를 하게 방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강원 동해시 천곡회전교차로 유세에서도 “재작년 4·15 총선에서 부정 의혹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서도 부정할 것이 명백하다고 사전투표를 안 하시겠다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당일 투표만 해서는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희 국민의힘에서 이번에 공명선거감시단을 발족해서 철저하게 감시하겠다”며 “사전투표를 반드시 해달라. 우리가 집에 앉아서 투표하지 않으면, 이런 부패하고 무도한 세력이 나라 주인 행세하도록 방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의 '투표 당일 코로나 확진 발표에 투표 못하게 막는다"는 말은 지나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지층의 사전투표를 독려하려는 의도였지만 일부 보수 지지층이 주장하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오히려 부추기는 꼴이 됐다는 것이다. 보수층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다 자칫 중도층 표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후보가 앞장서 가짜뉴스를 퍼트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병원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코로나 일일 확진자 수가 선거를 겨냥해 조작되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는 정부 방역 정책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자 정부가 방역을 선거에 이용하고 있다는 윤 후보만의 뇌피셜”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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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