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봉사 뚝…철거 앞둔 나주 유기동물보호소 삼중고

2026년까지 전체시설 중 80% 불법증축물 '철거 행정명령'
유기동물 80마리 입양 시급한 상황에 월 1~2마리만 입양
코로나19로 후원 급감…자원봉사자 10명→3명, 일손 부족

시설 철거를 앞둔 전남 나주시 민간 동물보호소 '천사의 집'이 유기동물 입양률이 저조한 데다 인력난·재정난이 겹치면서 삼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8일 동물보호단체 등에 따르면, 나주시 부덕동에 위치한 '천사의 집'(이하 보호소)은 불법 증축물 원상 복구 행정 명령에 따라 오는 2026년까지 전체 시설의 80%를 철거해야 한다.



1652㎡(500평) 규모인 보호소는 지난 2013년부터 1500마리의 유기견과 유기묘를 구조한 뒤 치료·입양을 했다.

보호소는 몇 해 전 마을 주민들과 마찰로 이사해 부덕동에 터를 잡았다. 부지가 급하게 마련된 탓에 동물을 충분히 수용할 수 없어 건축 승인을 받지 않은 채 비가림막 등 시설물을 증축한 것이 문제가 됐다.

지난해 건축물 불법 증축 관련 신고가 접수되면서 나주시로부터 원상 복구 명령을 받았다.

보호소는 철거 명령 이후 재정난과 땅 소유권 문제로 이전할 부지를 찾지 못했다.


보호소는 철거부터 시설 정상화까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후원금·자원 봉사자 손길이 급격히 끊기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보호소는 철거와 시설 재정비 등에 상당한 금액과 인력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달 사료와 동물 치료·관리비로 1000만 원가량을 쓰지만, 후원과 봉사 손길은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후원이 30%가량 급감하고, 매주 찾던 자원봉사자들도 10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유기동물 입양도 저조하다.

보호소 시설물이 절반으로 줄면서 최소 160마리 중 절반가량이 입양돼야 하지만, 입양 수는 한 달에 1~2마리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임시 보호자들이 유기견 등 40여 마리를 돌보고 있지만, 일정 기간이 끝나면 다시 보호소로 되돌려 보내야 하는 실정이다.

보호소는 철거를 마친 뒤 적법한 토지 승인 절차를 거치고 동물들이 지낼 거처를 다시 만들 계획이다.

보호소 관계자는 "입양을 하면서 빈칸을 차례대로 철거할 계획이었지만, 입양률이 저조해 임시 천막 견사를 짓고 동물을 옮기며 철거를 해야 한다"며 "올해까지 50% 철거를 약속한 상황이라 시민들의 입양과 후원, 봉사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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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나주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