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 출렁인 이재명·윤석열 밤샘 승부…끝내 웃은 건 尹

방송사 출구조사, 李·尹 '소수점차' 초접전 이변
李 초반 치고 나갔지만…자정 넘겨 '골든크로스'
개표율 90% 돌파하며 尹 0.85%p차 승리 '쐐기'
민주당 초반, 국힘은 마지막에 웃어…'희비' 교차
尹 승리 선언 "참 밤이 길었다…그간 응원 감사"
李 "책임 내 몫…尹 당선인 통합 시대 열길" 승복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펼쳐진 국민의힘 윤석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진검승부는 밤새 두번 출렁였다.

9일 오후 7시30분 투표 종료와 함께 나온 방송사 출구조사부터 파란을 일으켰다.



KBS·MBC·SBS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선 이재명 47.8%, 윤석열 48.4%로 윤 후보가 불과 0.6%포인트 격차로 앞섰다. JTBC 독자 출구조사는 이재명 48.4%, 윤석열 47.7%로 이 후보가 0.7%포인트차로 앞선다는 결과까지 나왔다.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블랙아웃' 전 조사에서 윤 후보가 큰 격차로 앞섰던 것이 무색하게 출구조사는 소수점차 초박빙 승부를 예측한 셈이다.

개표 초반인 오후 10시 개표율 2.92% 기준 이재명 53%(52만1679표), 윤석열 43.93%(43만2394표)로 나타났다. 관내 사전투표함을 먼저 열어보면서 이 후보가 치고나간 것이다.

다만 개표율이 올라가며 양자간 격차는 속속 좁혀졌다. 자정을 갓 넘긴 10일 0시 6분 개표율 40% 기준 이재명 48.65%(657만5501표), 윤석열 47.99%(648만5638표)로 격차는 8만9863표까지 줄어들었다.

개표율 51.20%를 돌파한 0시 32분에는 윤석열 48.32%, 이재명 48.26%로 0.06%포인트차로 '골든 크로스'가 이뤄졌다.

사전투표율이 높았던 호남을 비롯한 민주당 강세지역의 개표가 마무리되는 가운데 서울 서초구 등 보수 강세 지역의 본투표함이 열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후 오전 1시50분 개표율 80.63%를 기록한 가운데 윤석열 48.70%(1326만100표), 이재명 47.75%(1300만1859표)로 윤 후보가 꾸준히 20만표대 격차로 리드를 이어갔다.


오전 2시 20분 KBS가 윤 후보의 '당선 유력'을 최초로 발표했고, 오전 3시10분 개표율 90.55% 기준 윤석열 48.63%(1486만8903표), 이재명 47.78%(1460만9965표)로 0.85%포인트차로 승부가 완전히 기울어졌다.

막판까지 예측 불허의 승부가 펼쳐지며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도 수차례 희비가 교차했다.



출구조사 결과 예상 밖 선전에 고양된 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선 송영길 대표의 "이겼다"는 외침과 함께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다면, 국민의힘 상황실은 당혹감 속에 정적이 깔렸다.

반면 새벽 개표에서 '골든 크로스' 역전 결과가 나오자 양당의 표정은 180도로 뒤집혔다. 민주당 상황실에선 한숨이 꼬리를 물었고, 국민의힘 지도부와 의원들은 자리에서 튕기듯 일어나 "윤석열 대통령"을 연호하며 표정이 풀어졌다.


윤석열 후보는 승리가 확정된 오전 4시 서초동 자택 앞에 나와 "오늘 참 밤이 아주 길었다"면서 주위를 에워싼 지지자와 시민들에게 "여러분들이 주무시지도 못하고 이렇게 나와계신지 몰랐다. 정말 그동안에 응원 감사드린다. 고맙다. 우리 주민 여러분. 고맙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오전 3시 50분께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윤석열 후보께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 당선인께서 분열과 갈등을 넘어 통합과 화합의 시대를 열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승복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최선을 다했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 했다"며 "모든 것은 다 내 부족함 때문이다. 여러분의 패배도, 민주당의 패배도 아니다. 모든 책임은 오롯이 내게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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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부장 / 염선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