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접대 의혹' 이종필은 술자리 참석했나…법정 공방

김봉현 술접대 향응 제공받은 혐의
라임 이종필 술자리 참석여부 쟁점
이종필 "술자리서 10분정도만 있어"
자정 넘긴 통화내역에 증언 흔들려
"아마 해당 유흥주점 있었을것 같아"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술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현직 검사 등의 재판에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술자리 참석자인지를 두고 법정 공방이 벌어졌다.


▲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해 10월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검사 술접대 의혹 관련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0.05. [email protected]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박영수 판사는 15일 부정청탁 및 금품등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나모 검사와 검사 출신 이모 변호사, 김 전 회장의 3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이 전 부사장이 증인으로 나왔다. 나 검사와 이 변호사 측은 당시 술자리에 이 전 부사장과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도 참석해 이를 안분하면 향응 금액이 1회 100만원을 넘지 않는다며 주장하고, 검찰은 이들이 참석자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 전 부사장의 이날 증인신문 내용을 종합하면 2019년 7월18일 이 전 부사장은 회의를 위해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유흥업소에 김모 전 라임 본부장과 방문했고, 이 자리에 김봉현 전 회장도 왔다 갔다 하며 함께했다.

이후 김 전 본부장은 자리를 떠났고 이 전 부사장도 귀가하기 전 김 전 회장과 인사하려다가 해당 유흥업소 다른 호실에 있던 이 변호사와 만났다. 이 변호사는 후배 검사들과 함께 있다며 이 전 부사장을 자신의 방으로 데려갔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이 변호사는 이 전 부사장을 "라임자산운용 이종필 대표다"라며 소개했고, 그 직후 2명의 검사는 당일 오후 11시께 귀가했다고 한다. 이 전 부사장은 자신도 약 10분 정도만 머물다가 술자리에서 나왔다고 증언했다.

이날 검찰이 '유흥업소에 있을 때 술을 마신 상태인가'라고 묻자, 이 전 부사장은 "저는 원래 술을 못 해서 마신 적이 없고 회의를 위해 간 게 대부분"이라며 "저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답했다.

검찰이 '10분을 특정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하자, 이 전 부사장은 "인사시켜주면서 이 변호사가 이런저런 얘기를 했고 술 한잔을 따라줬다"며 "저도 인사드리고 그런 일련의 상황을 고려할 때 10분 정도 있지 않았을까 추측한다"고 했다.

또 이 전 부사장은 당일 오후 11시 전후 귀가했고, 그 술자리에 다시 참석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아울러 '당일 김 전 행정관을 유흥업소에서 봤는지'를 묻는 검찰의 질문에 이 전 부사장은 "아니다. 저는 보지 못했다"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나 검사 측 변호인이 2019년 7월19일 새벽 0시37분께 이 전 부사장이 해당 유흥업소 길 건너편 위치로 도보 3분 거리에서 통화한 내역을 제시하자 이 전 부사장의 증언은 흔들렸다.

나 검사 측 변호인이 '자정을 넘은 시각 발신국 위치가 술집 맞은편으로 찍힌다. 술도 안 마시고 귀가했다면서 어떻게 된건가'라고 묻자, 이 전 부사장은 "정확히 모르겠다. 그 방에 오래 머물지 않고 나온건 맞는데 그후 기억이 없다"고 답했다.

또한 나 검사가 '나중에 또 들어간 게 아닌가'라고 직접 질문하자, 이 전 부사장은 "위치상 보니 또 들어갈 수는 있었을 것 같다. 처음에 들어간건 확실히 기억나는데 두 번째 들어간 지는 기억에 없다"고 설명했다.

양측의 신문이 끝나고 박 판사는 '휴대전화 발신 자료에 따르면 확인 위치는 2019년 7월19일 새벽 0시37분 유흥주점 건너편인데 유흥주점에 있지 않았다면 이 위치에서 다른 일을 했을 가능성이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전 부사장은 "없을 것 같다. 제가 그 위치에 해당 유흥주점 말고 주위에서 자주 가는 집이라든지 그 시간에 미팅했을 가능성은 없다"면서 "아마 해당 유흥주점에 있었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이들의 4차 공판은 오는 5월24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이날 김 전 행정관을 불러 증인신문 할 예정이다.

나 검사와 이 변호사는 2019년 7월1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유흥업소에서 김 전 회장으로부터 각 100만원 이상의 향응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회장은 장시간 술자리에 동석하며 향응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그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이어진 술자리 총비용을 536만원이라고 조사했고, 당시 자리에 동석한 나 검사와 이 변호사, 김 전 회장의 향응 금액이 1회 100만원을 넘어 청탁금지법 위반 대상이라고 봤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 등은 직무 관련 여부 및 기부·후원·증여 등 명목과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다만 검찰은 함께 접대 자리에 있던 다른 검사 2명에 대해서는 당일 밤 11시께 먼저 귀가해 당시의 향응수수 금액이 동석한 인원수 5명 각 96만원이라고 판단하고 1회 100만원 미만이라며 불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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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