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탄핵 낭독' 이정미 前헌법재판관, '공수처 1호 기소건' 변호인 맡아

공수처, 김형준 前검사 1호로 기소
법원 내달 22일 오전 첫 공판 예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처음으로 직접 기소한 사건인 김형준 전 부장검사의 뇌물 혐의 사건 첫 공판이 다음달 열린다. 김 전 부장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결정한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을 선임한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는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장검사의 1차 공판을 다음달 22일 오전에 진행한다. 함께 기소된 박모 변호사는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부장검사는 박 변호사로부터 2016년 3~4월 두차례에 걸쳐 93만5000원 상당의 향응을 접대받고, 같은해 7월 1000만원 상당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금융위원회는 2015년 10월 박 변호사의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자본시장법 위반 의혹 사건을 대검찰청에 수사의뢰했고, 사건은 김 전 부장검사가 소속돼 있던 부서에 배당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16년 1월 인사이동 직전 소속 검사에게 박 변호사를 조사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동 후 자신의 '스폰서'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고교동창 김모씨의 횡령 사건 변호를 박 변호사에게 부탁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수처는 김 전 부장검사가 김씨 및 내연녀와의 관계에 있어 박 변호사를 대리인처럼 활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후 박 변호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사건은 2017년 4월 혐의없음으로 종결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과정에서 김 전 부장검사와 박 변호사 측은 '김 전 부장검사가 인사이동을 했으므로 직무관련성 및 대가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수처는 직무는 법령에 정해진 직무뿐만 아니라, 과거 담당했던 직무나 장래 담당할 직무도 포함된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김 전 부장검사가 받은 금품과 직무 사이에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보고 두 사람을 재판에 넘겼다.

한편 김 전 부장검사는 법무법인 로고스의 이 변호사 등 3개 로펌에서 변호인 8명을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는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당시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주문을 낭독했다.

한편 공수처는 김 전 부장검사와 박 변호사 사이 3차례에 걸친 4500만원 상당의 금전거래는 둘 사이의 관계, 돈을 융통한 동기, 변제 및 변제 시점 등을 고려할 떄 뇌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불기소했다.

이 사건은 과거 검찰에서는 무혐의 처분이 나온 적이 있어 재판 결과가 더욱 주목되고 있기도 하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15년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으로 재직할 때 박 변호사의 형사사건에 수사 편의를 제공하고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해당 사건은 의혹이 불거진 이후 검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수사무마 대가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한 차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당시 김 전 부장검사는 이와 별도로 김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2018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은 바 있다. 이후 김씨가 김 전 부장검사와 박 변호사를 다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2020년 10월 전부기소 의견으로 이들을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김씨 요청에 따라 지난해 6월 공수처로 사건을 이첩했다. 공수처는 지난해 7월 김 전 부장검사와 박 변호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공여 혐의로 입건했다.

공수처는 지난해 12월 김씨를 불러 고발인 조사를 실시하고, 이후 김 전 부장검사와 박 변호사도 소환해 조사를 마쳤다. 지난 1월 말 공소부로 관련 자료를 넘겼고, 공소부에서 한 달 넘게 들여다본 끝에 기소 결론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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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