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2명 성범죄로 죽음 내몬 계부, 2심서 돌연 범행 인정

1심서 성범죄 모두 부인 '징역 20년'
'형량 줄이기'로 2심 대응...검찰 반발

의붓딸과 의붓딸 친구에게 성범죄를 저질러 죽음으로 내몬 50대가 항소심에서 1심과 달리 범행 일체를 인정했다.



24일 대전고법 청주재판부 형사1부(부장판사 김유진)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A(57)씨는 변호인을 통해 "1심 재판부가 무죄로 판단한 부분을 제외하고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항소 이유 중 사실오인과 법리오해는 철회하고, 양형 및 보호관찰명령 부당만 항소 이유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A씨는 1심에서 성범죄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자신의 의붓딸과 의붓딸 친구에게 술을 마시게 한 혐의(아동학대)만 인정했으나 2심에 들어 입장을 번복했다.

검찰은 즉각 반발했다. 1심 판결에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양형부당이 모두 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 측은 "1심의 형이 죄질에 비해 가벼울뿐더러 의붓딸에 대한 강제추행도 강간죄로 인정해야 한다"며 의붓딸에 대한 진료기록 영장 발부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날 항소심 첫 심리를 마친 뒤 다음 달 2일을 속행 기일로 지정했다.

A씨는 2013년께 자신의 집에서 사실혼 부인의 딸 B(당시 5~6세)양을 강제로 만지고, 2020년에도 잠을 자던 B양(당시 13세)을 강제추행(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양의 팔과 다리를 밧줄로 침대에 묶고, 얼굴에 파스를 붙여 반항을 불가능하게 한 뒤 유사성행위를 한 혐의도 있다.

같은 해 1월에는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자신의 집에 놀러 온 의붓딸 친구 C(13)양이 술에 취해 잠든 틈을 타 성폭행을 해 다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범죄 피해로 고통을 호소하던 여중생 2명은 지난해 5월12일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22층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해 숨졌다.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극심한 내적 갈등이나 심적 고통을 겪었을 뿐 아니라 이는 피해자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주요 원인이 됐다"며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10년과 보호관찰 5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은 의붓딸 친구가 자신을 고소한 이후에도 의붓딸에게 친구의 동향을 보고하게 하고, 수사과정에서 법정에 이르기까지 변명으로 일관하는 등 개전의 정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전충남 / 박미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