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산부인과 화재,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와 같지만 달랐다

필로티 화재 공통점…화재대응은 큰 차이

 충북 청주 산부인과 화재와 4년여 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는 10층 건물 지상 필로티 천장에서 불이 시작했다는 점에서 닮은꼴이지만 그 결과는 크게 달랐다.

산모와 아기가 많았던 산부인과는 전원 구조한 반면 스포츠센터에서는 소방대의 구조를 기다리던 29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십명이 다쳤다.



30일 충북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10시께 청주시 서원구의 한 산부인과 신관 건물 지상 1층 필로티 천장에서 불이 나 화염과 연기가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확산했다. 주차장으로 쓰이던 필로티 천장서 시작한 불은 주차 차량 10여대를 태우기도 했다.

2017년 12월21일 오후 3시50분께 발생한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 역시 지상 1층 필로티 천장에서 발화했다. 최근 비슷한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진 산부인과 건물 화재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다.

청주 산부인과 화재에 출동한 소방대는 오전 11시10분까지 초기 진화를 완료했다. 신속한 건물 내 인명 검색 작업을 병행하면서 산모와 아기 등 45명을 구조했다. 산모 등은 인근 다른 산부인과로 전원 조처했다.

화재 당시 건물 안에 있던 사람은 산모와 아기를 포함해 120여명에 달했으나 소방대와 병원 측의 신속한 통제로 큰 부상자 없이 모두 탈출했다.

반면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 소방대는 현장에 도착하고도 인명 검색을 위한 건물 내부 진입을 하지 않았다. 건물과 가까이 있는 대형 LPG탱크로의 연소 확대와 필로티 천장 진화에만 몰두했다.

발화지점인 필로티 위층 2층 목욕탕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희생자들은 화재 직후 119와 가족에게 전화로 구조를 호소했으나 현장 소방대원들에게는 전파되지 않았고, 구조를 기다리던 여탕 손님 20명은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사이좋게 목욕탕에 갔던 외할머니 김모(당시 80)씨와 그의 딸 민모(당시 49)씨, 민씨의 딸 김모(당시 18)양 등 3대가 한꺼번에 변을 당했고, 명문대 합격증을 받고 기뻐하던 한 여고생도 청운의 꿈을 펴지 못한 채 부모의 곁을 떠났다.

소방청 합동조사단은 이 화재 발생 16분 후인 오후 4시6분부터 구조대가 목욕탕 등 건물 내부에 진입할 수 있었지만, 현장 지휘관이 여탕의 구조 요청을 구조대에 알리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이면도로에 있는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때와는 달리 청주 산부인과는 소방차 진입이 수월했고, 구조대원도 즉시 건물에 투입했다"면서 "산모 등이 소방대와 병원 측의 통제에 잘 따라줘 큰 어려움을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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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