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회고록 손해배상소송 항소심이 저자 사망에 따라 부인 이순자씨가 상속받아 진행된다.
광주고법 제2민사부(재판장 최인규 부장판사)는 30일 204호 법정에서 5·18단체와 고 조비오 신부 조카 조영대 신부가 전두환 씨(회고록 저자)와 아들 전재국(출판자)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항소심 네 번째 변론기일을 열었다.
피고 측 법률 대리인은 이날 변론기일에서 "지난해 11월 23일 사망한 전두환씨의 법적 상속인 지위를 부인 이순자씨가 단독으로 이어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원고 측이 소송 수계 신청서를 내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열린 세 번째 기일에서 피고 측이 전씨 유족들과 상의해 수계 절차를 밟겠다고 했으나 3개월 동안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이날 기일 때 단독 상속 의사를 전했다.
재판부는 "피고 측이 수계 절차를 밟지 않아 재판이 늦어졌다. 이에 대한 피고 측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계 절차가 선행돼야 변론을 종결할 수 있다"며 "다음 기일에 공판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수계에 따른 위자료 청구 원인 변경, 명예훼손 성립 판단 근거, 출판 금지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혀달라고도 원고 측에 요구했다.
오는 5월 25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이 사건 결심공판이 열린다.
애초 회고록 표현을 둘러싼 주요 쟁점 13가지(각론상 표현 70개)를 총 3차례에 걸쳐 심리키로 했으나, 원고와 피고 측의 합의에 따라 1차례만 심리를 더 하고 재판을 종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앞서 1심 민사 재판부는 2018년 9월 전씨가 회고록에 적은 내용 70개 중 69개는 허위 사실로 인정돼 5·18단체의 명예를 훼손한다며 7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69개 내용을 삭제하지 않으면 출판·배포를 할 수 없다고도 명령했다.
전씨는 '5·18 당시 밝혀지지 않은 의혹을 사실로 특정해 원고들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해석한 것 자체가 부당하다. 피해자를 특정하지 않았고, 명예훼손 의도 또한 없었다'며 항소했다.
5·18단체는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한 1심 판단을 전반적으로 존중하면서도, 1심에서 명예훼손과 손해배상 사유로 인정받지 못한 '계엄군 장갑차 사망 사건'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고 부대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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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