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블랙리스트' 수사 본격화...검찰, 내주 관계자 소환할 듯

최근 산업부 산하 기업 등 압수수색
압수물 분석 이어 관계자 소환 예상
고발장 적시된 사표 제출 의혹 확인

검찰이 이른바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강제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이르면 내주부터 사건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기업·노동범죄전담부(부장검사 최형원)는 최근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산업부를 비롯해 산하 공공기관, 한국전력 자회사 8곳 등 총 9곳에서 진행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 중이다.

검찰은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 등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 고발장에 적시된 사표 제출 종용 의혹이 실재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압수물 분석과 함께 관련자 소환 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2019년 1월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이인호 전 차관 등 4명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하면서 "산업통상자원부 국장이 아직 임기를 끝마치지 않은 한국전력 산하 발전소 4곳 사장 등에게 사퇴를 종용해 일괄 사표를 내게했다"는 '블랙리스트'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9월께 서울 광화문 한 호텔에서 발전소 4곳 사장들을 만나 직접 사퇴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진 산업부 A 국장도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A 국장 진술 등을 바탕으로 '윗선' 역할을 의심받는 이들도 차례로 검찰 조사가 예상된다.

당시 A국장을 만난 뒤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아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힌 B 전 사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A국장이 당일 정부 방침이라고 전하면서 특정 기간까지 사표를 제출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시 A 국장이 아무런 근거 없이 왔겠나"라고 말하며 '윗선 개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산업부 고위직 간부들과 함께 피고발인 대상으로 적시된 전 운영지원과장, 전 혁신행정담당관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자한당은 고발 당시 "공공기관 인사는 산업부 운영지원과장이 장관 및 실·국장 지시를 받아 인사 작업을 하고 실행을 혁신행정담당관실에서 한다고 한다"고 사유를 밝힌 만큼 두 인사도 '블랙리스트 의혹'에 가담했는지 조사를 통해 소명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이 이 사건과 구조가 비슷해 법리 검토를 거쳤다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당시에도 사표를 낸 당사자들의 발언이 일부 엇갈렸지만, 주요 물증 등이 확보되며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산하기관 임원 교체 BH 협의 결과'나 임원 교체 현황 문건 등이 당시 증거로 법정에 제출됐고,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등 유죄 판결에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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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