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선택' 택배점주 집단괴롭힘 조합원 넷, 영장 기각

경기 김포의 택배대리점 점주를 괴롭혀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한 택배노조 관계자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대장 양수진)는 7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등 혐의로 전국택배노조 조합원 A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은아 인천지법 부천지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통해 " 피의자들에게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하기 어렵고 주거가 일정하며 도망의 염려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A씨 등은 지난해 단체 대화방에서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 점주인 40대 B씨에게 욕설과 모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의 유족은 지난해 9월 정보통신망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및 모욕 등 혐의로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택배노조원 13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13명은 B씨가 운영하던 장기 택배점 택배노조 조합원 7명과 김포지역 다른 대리점에서 일하는 조합원 6명이다.


B씨의 부인은 당시 변호사와 고소장을 접수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기사들은 5~8월 단체 대화방에서 고인이 택배기사에게 돌아갈 돈을 빼돌리는 방법으로 많은 돈을 벌어갔다는 등의 허위 사실이나 '누구말대로 O병신인건가', '뇌가 없나', '참 멍멍이OO같네' 와 같은 심한 욕설을 올리는 등 고인과 배우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명예훼손과 모욕이 이뤄진 대화방 중 한 곳에는 고인과 내가 참여해 대화내용을 확인하고 있었음에도 택배기사들은 고인과 배우자에게 일부러 보란 듯이 이와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또 "전국택배노동조합은 고인의 발인 당일 '김포대리점 소장의 사망에 대한 노동조합 사실관계 조사보고'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고인의 사망을 야기한 원인에 대해 허위 주장을 펼쳤고 여론을 호도하고자 시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배우자로서 고인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몬 피고소인들의 잔인한 행태를 떠올리는 것 자체가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었으나 오히려 고인에게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는 피고소인들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과 고인의 억울함을 풀고자 고소에 이르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 고소장을 포함해 관련 고소장 6건을 접수받은 경찰은 지난해 10월18일부터 집중 수사를 위해 이 사건을 맡고 있던 김포경찰서에서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이첩한 뒤 이를 병합해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나머지 피고발인 16명도 입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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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