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한대사 지명자 "CVID 비확산 목표 부합…제재, 다른 요소와 병행"

"北 최근 도발 우려…제재·비핵화 문제 中 협력 추구해야"
"유엔 안보리 결의안 완전 준수 위해 한·일과 긴밀 협의"
"尹정부와 자유·개방 인·태 등 공동 비전 추진 협력할 것"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가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하며 차기 윤석열 정부와 협력의 뜻을 밝혔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7일(현지시간) 상원 인준 청문회 발언 및 서면 증언에서 "지난 9일 한국은 1987년 민주주의 전환 이후 여덟 번째 대통령 선거를 치렀다"라며 "한국 국민의 민주주의 헌신을 존경하며, 윤석열 당선인 당선을 축하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한·미 관계가 꽃피었다"라며 "인준된다면 윤 당선인 행정부, 한국 국민과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국제 규칙에 기반한 질서, 민주주의 원칙, 보편적 인권 존중이라는 공동의 비전을 계속 추진하는 데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정책 목표도 재확인했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한·미 관계가 중심적인 세계 파트너십이 됐지만, 우리는 여전히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한국을 지킨다는 약속에 집중한다"라며 북한의 위협 대비 및 정전 협정 유지를 위한 한국군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인준된다면 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조정된 접근법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한국·일본 및 다른 동맹, 파트너국가와 외교적인 가능성을 모색하는 동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완전 준수를 위해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비핵화에 관해서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 실현 가능성 질문이 나왔다. 그는 "포괄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omprehensive, verifiable,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CVID)"를 언급, "이는 어려운 목표지만, 우리 비확산 목표에 매우 잘 맞는다"라고 말했다.

이날 골드버그 지명자는 CVID의 C를 '완전한(Complete)' 대신 '포괄적인(comprehensive)'으로 표현했다. 이어 CVID가 억지를 비롯해 한·미 동맹 심화 및 확장 등 북한에 맞서는 자국의 억지 정책에 잘 맞는다고 했다. 이런 취지로 "이는 우리가 계속 노력해야 하고, 꽤 단호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그는 또 북한을 두고는 유엔 결의안과 국제 합의를 위반하는 "악당 정권(rogue regime)"이라고 평가했고, 또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행보를 두고는 "터무니없고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은 매우 문제적이고 우려스럽다"라며 태양절 등에 추가 도발이 있을 수 있다는 예측도 내놨다.

그는 북한의 위협 강화에 한·미·일이 굳건히 협력하고 억지 강화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강력한 제재 이행도 강조했다. 그는 대북 추가 제재와 관련해서는 유엔 안보리 중·러 반대 상황에서 필요할 경우 자체 조치나 동맹·파트너와의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대북 제재 효과와 관련해서는 "제재는 작동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제재가) 그 자체로 정책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미국과 세계의 영향력과 힘이라는 다른 요소와 병행돼야 한다"라며 빈틈없는 다자 간 제재를 강조했다. 중국 등의 제재 회피 지원을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이날 "중국은 유엔에서 (북한에) 추가 제재를 가하는 데 표를 던지지 않았다. 물론 러시아도 그러지 않았다"라며 "그들(중·러)은 북한 문제에 관해 약간 다른 접근법을 보유했고, 선제 조건 없는 협상 논의에 반대하며 우리의 양보를 요구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대북 제재 조정관 이력을 거론, "10년도 더 전 내가 북한 제재 이행 업무를 할 때, 그때 (제재가) 새는 현상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은행, 교역과 관련된 문제가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제재는 물론 비핵화 협상 등에서 "계속해서 중국과 협력을 추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의 국제 금융 시스템 및 교역 관계 부족이 대북 제재 이행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또 여론이 제재 효과가 더 빨리 나타나도록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며 "하지만 북한에는 대중의 여론이 없다. 그래서 (북한은) 제재하기 매우 어렵고 힘든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북한은 제재 해제를 원한다"라며 "그게 압박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이런 취지로 대북 제재를 두고 "중요한 요소지만 그 자체만으로 필연적으로 성공하는 요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나의 우선적인 책임은 동맹과 억지력을 강화하고 북한에 협상 테이블 복귀를 설득하고, 새로 선출된 정부와 매우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일 관계에 관한 발언도 있었다. 그는 역사 문제를 비롯해 향후 한·일 관계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전적으로 그렇다"라며 "주한 대사로 확정된다면 우리 주일 대사와 협력하는 게 역할이라고 본다"라고 했다. 이어 한·일을 "각각에 세 번째로 큰 교역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한국과 일본 모두를 "민주적이고 기술적·과학적으로 발달한 국가"라고 칭하고, 한·일이 "단지 그간 협력해 온 북한 문제만이 아니라 지역적, 그리고 세계 전역의 다른 문제에도 협력해야 한다"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자국 대중 정책 차원에서 한국과의 협력 중요성도 강조했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특히 전자 배터리, 반도체 등 분야에 투자가 이뤄졌고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할 일이 많다며 "이는 모두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제한하기 위해 우리가 한국과 협력할 수 있는 분야"라고 했다.

그는 "이는 우리가 함께 협력해야 할 것들"이라며 "인준된다면 그렇게 하기를 간절히 바란다"라고 했다. 아울러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안보 문제만이 아니라 경제 리더십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동맹·파트너와 공급망 등 분야 대중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이날 한·미 동맹을 "인도·태평양과 그 너머 평화, 안보, 번영의 린치핀(linchpin·핵심축)"이라고 규정하고, 한국전쟁 이후 포괄적이고 세계적인 파트너십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내 최우선과제는 철통 같은 동맹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과 협력으로는 "버마(미얀마)에서의 군사 쿠데타 규탄, 블라디미르 푸틴의 이유 없고 정당화할 수 없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꼽았다. 또 코로나19, 기후변화 등을 거론, "21세기 가장 긴급한 도전 대응은 물론 세기의 가장 큰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코리아'를 환영한다"라고 했다.

그는 이날 발효 10주년을 맞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우리 경제 관계의 기반"으로 규정하고, "오늘날 한국은 (미국의) 여섯 번째로 큰 교역 파트너"라며 "미국 노동자의 번영과 직업 창출을 위한 대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계속 일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 밖에 한복과 김치, BTS 등 한국 문화와 200만 명 이상의 한국계 미국인 및 의회 구성원, 군 당국자, 미국 외교관, 기업, 시민사회 지도자 등도 거론했다. 그는 "인준된다면 우리 국민 간 신뢰와 애착의 유대가 계속 강력하고 활기찰 수 있도록 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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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