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주한미군 간 날, 中대사 "사드는 금기어" 경고

윤석열, 험프리스서 미군과 화기애애
주한 中 대사 "사드 전철 안 돼" 경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7일 주한미군 심장부인 평택 험프리스 기지를 방문한 가운데 공교롭게도 주한 중국 대사가 같은 날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언급하며 한미 간 밀착을 경고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캠프 험프리스에서 폴 라캐머라 한미 연합사령관, 김승겸 부사령관을 만나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처음 방문한 부대가 한미 군사 동맹의 심장부인 캠프 험프리스"라며 "북한의 ICBM(대륙 간 탄도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매우 엄중한 상황 속에서 한미 군사 동맹과 연합 방위 태세를 통한 강력한 억제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또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은 수많은 선배 전우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자유 대한민국 수호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라캐머라 사령관 예하 전 장병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에 라캐머라 사령관은 "한반도 안정을 위해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은 직무유기라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라캐머라 사령관은 캠프 험프리스 기지 조성을 가능하게 해준 한국 국민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당선인은 장병 식당에서 한미 장병들과 함께 식사하고 사진 촬영 요청에 응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처럼 윤 당선인이 한미 동맹 결속을 강조하는 행보를 한 날, 공교롭게도 주한 중국 대사가 주한미군이 운용 중인 요격 미사일 체계인 사드 문제를 꺼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는 이날 중구 밀레니엄힐튼에서 열린 한중 전문가 대화에 참석해 "사드 문제로 한때 최악으로 치달았던 중한 관계가 양국의 공동 노력으로 정상 궤도를 회복하긴 했지만 아직도 그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다"며 "사드란 두 글자는 중한 관계의 금기어가 됐고 양국은 다시는 그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싱하이밍 대사가 사드 추가 배치를 시사한 윤 당선인에게 공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사드 추가 배치를 예고했다. 북한이 지난 1월30일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발사하자 윤 당선인은 사드 추가 배치를 공약한 바 있다.

사드는 미국 육군의 탄도탄 요격유도탄 체계다. 사드는 고도 40㎞ 이상 높이에서 단거리(SRBM), 준중거리(MRBM), 중거리(IRBM) 탄도미사일을 직격 파괴 방법으로 요격한다. 주한미군 사드는 2017년 3월부터 경북 성주군에 1개 포대가 임시 배치된 상태다. 미 육군 제11방공포병여단 예하 델타 포대가 사드를 운용 중이다. 중국은 사드 레이더가 자국을 감시하는 데 활용된다는 명목으로 한국을 비난하며 2016~2017년 한한령 등 사실상의 경제 재재를 가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부 부장 / 염선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