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과 운명 함께한 한동훈, 롤러코스터 같았던 4년

尹과 운명 함께 하며 법무부 장관 금의환향
정권 초기 적폐수사 이끌며 함께 고속승진
최연소 검사장됐지만 '조국 사건'으로 위기
추미애 前 장관 때 4번 비수사 보직 '좌천'
'채널A 사건'으로 尹과 함께 수사에 몰리기도

새 정부 첫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의 지난 4년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와 같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함께 현 정부가 추진한 '적폐수사'의 최전선에 서며 역대 최연소 검사장 타이틀을 얻은 그였다.


하지만 '조국 수사'를 계기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거듭 좌천돼 2년여 동안 한직에 머물러야만 했다. 그랬던 그가 법무부 장관으로 깜짝 발탁된 것이다. 차기 정부에서 요직에 중용될 것이라는 추측은 많았지만 이번 지명은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경우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전날 한 검사장을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했다.

윤 당선인과 한 검사장은 사실상 검찰 내에서 운명을 같이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두 사람의 최고 전성기는 문재인 정부의 초기였다.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에 합류한 이들은 이전 정권 인사들을 잇따라 수사하며 '적폐청산'에 일조했다.

정권 초반 문 대통령은 전임보다 다섯기수나 아래인 윤 당선인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윤 당선인은 자신과 함께 서울중앙지검의 특수수사를 지휘할 3차장검사로 한 검사장을 발탁했다.

문 대통령은 이명박정부와 관련된 여러 의혹과 사법농단 수사로 성과를 보인 윤 당선인에게 또다시 다섯기수를 뛰어넘어 검찰총장에 지명했다. 대검찰청에 입성한 윤 당선인은 전국의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반부패·강력부장에 한 검사장을 앉히면서 함께 수직이동했다.

당시 한 검사장은 만 46세의 나이로 '최연소 검사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일선 지검장으로 근무하지 않고 곧바로 대검 지휘부로 승진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랬던 그가 윤 당선인과 함께 위기를 맞게 된 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 때문이었다.

당시 조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그의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불거지고 검찰에 고발장이 수십건 접수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윤 당선인의 지시로 형사부에 있던 고발장을 옛 특수부(현 반부패·강력수사부)로 재배당했다. 또 3차장검사 산하에 있는 특수부 검사를 대거 투입해 조 전 장관 일가 의혹을 수사하도록 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기 전인 2019년 8월27일 동시다발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이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검찰의 수사를 비판하는 여론이 거세졌다. 윤 당선인과 한 검사장에 대한 정부·여당의 평가는 '우리 편'에서 '개혁 대상'으로 뒤집혔다.

한달여 만에 낙마한 조 전 장관의 후임으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임명되면서 본격적인 공세가 시작됐다. 검찰 내 직접수사 부서가 대폭 줄어들었고 한 검사장을 비롯한 윤 당선인의 측근 검사들이 대거 한직으로 좌천됐다.

한 검사장은 당시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전보됨으로써, 1년이 채 안 돼 전국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자리에서 수사에 관여하지 않는 보직으로 이동했다.


추 전 장관의 두 사람을 향한 압박은 멈추지 않았다.

한 검사장이 채널A 사건에 연루되자 서울중앙지검과 대검 지휘부는 혐의 유무를 두고 의견을 달리 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해 논의하도록 지시했는데, 추 전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무산시키고 해당 수사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어진 인사에선 한 검사장을 한직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냈으며, 채널A 사건과 관련해 법무부 차원의 감찰이 이뤄졌다. 추 전 장관이 윤 당선인을 상대로 징계를 청구했을 때,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이 사유로 담기기도 했다.



한 검사장이 언론 인터뷰로 추 전 장관을 비판하자, 추 전 장관은 한 검사장을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에서 진천본원으로 재차 전보시키기도 했다. 당시 법무부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원래 진천본원 소속'이라고 해명했지만, '괘씸죄'가 적용됐다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직을 사퇴한 뒤 단행된 인사에서도 한 검사장은 끝내 수사 보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옮겨졌다. 그렇게 2년여 동안 한직만 떠돌던 한 검사장은 윤 당선인이 대권을 쥐게 되자 법무부 장관으로 금의환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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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