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간 고민 후 이행기 끝날 때 결정"
"오미크론 특성상 거리두기 효과 줄어"
"새 변이 걱정…위험하면 거리두기 재고"
"감소세 유지되면 실외마스크 조정 여지"
정부가 오는 25일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이 1급에서 2급으로 하향되더라도 '팍스로비드' 등 먹는 치료제(경구 치료제)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15일 오후 KBS1 시사프로그램 '사사건건'에 출연, 고가의 팍스로비드 비용을 환자가 얼마나 부담해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 "감염병 등급이 1급에서 2급으로 내려가더라도 먹는 치료제만큼은 환자들에게 돈을 안 받는 체계로 가야 하는 것 아닌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달 간 고민해보면서 (5월 하순) 이행기가 끝날 때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급 감염병이라도 치료제 비용을 국가가 지원하는 법적 근거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다"라며 "특별하게 취급을 하면 된다"고 답했다.
정부는 이날 감염병 등급을 25일부터 2급으로 하향하고, 4주 뒤인 5월 하순에 7일간 확진자 격리 의무도 권고로 전환한다는 골자의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계획'을 발표했다.
격리 의무가 사라지면 격리를 이탈해도 법적 제재가 없으며 독감처럼 등교나 출근 등을 자제하고 자율격리해 치료를 하면 된다. 코로나19 1급 감염병일 때에는 검사비와 치료비 등을 국가가 부담했지만 2급으로 하향되면 건강보험이 적용된 나머지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그러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1명분의 가격은 약 530달러(한화 62만원 상당)로 알려져 있어 일반 약제처럼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본인부담금이 상대적으로 비싸질 수 있다.
방역 당국은 먹는 치료제를 60세 이상 고령층이나 50대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에게 처방하고 있다. 14일 오후 6시30분 기준 국내에는 총 50만9182명분이 남아있다. 팍스로비드가 42만259명분, 라게브리오 8만8923명분이다.
정부는 18일부로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제외한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했다. 행사·집회 인원 299인 제한, 종교시설 인원 70% 제한 등도 모두 사라진다.
정부는 거리두기를 해제하더라도 당분간은 오미크론 유행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 반장은 "(정부가) 이전부터 거리두기를 해제하고 있었는데 유행이 안정적으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측면이 있고,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하면서 빠른 전파력 때문에 거리두기 효과성 자체가 예전보다 좀 낮아졌다"며 "유행 정점이 지나서 안정적인 의료대응여력이 확보되는 국면인 만큼 국민들에게 큰 어려움 주는 거리두기 해제할 할 시점이 됐다고 봤다"고 밝혔다.
다만 델타나 오미크론을 능가할 만한 파급력을 가진 새 변이가 출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했다.
손 반장은 "제일 큰 걱정은 새로운 변이다. 우리나라의 힘 만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세계적인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새 변이가) 치명률이 낮고 큰 영향이 없으면 괜찮지만 더 위험한 변이가 나타나진 않을지 걱정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오후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이기상의 뉴스공감'에 출연, "겨울철 등 재유행 대비해 4차 접종을 하고, 치료제를 더 확보할 준비를 할 것"이라며 "만약 새 변이가 나타나 위험한 상황이 올 것 같다면 거리두기도 다시 고려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외 마스크 해제를 보류한 배경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중에서도 실외에선 마스크를 벗어도 되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어 많은 고민이 있었다"면서도 "이번에 거리두기가 한 번에 해제되다보니 마스크를 벗으면 지나치게 완화된다는 평이 있어서 당분간 유지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2주 뒤에도 지금처럼 계속 안정화되면서 감소세가 유지되고 큰 문제없이 거리두기 체계 적용된다면 실외마스크 의무도 조정될 여지가 있어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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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