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통력 없으면 서울대 떨어지고, 극단선택"…1억 뜯어낸 무속인

징역 1년 6개월…법정 구속은 않기로
순금 배지 등 9160만원 가로챈 혐의
합격 축원기도 등 명분으로 금품 갈취
법원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무속 아냐"

무속 행위를 하지 않으면 가정에 불화가 발생할 것이라고 속여 1억원 가량의 금품을 뜯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에게 1심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단독 신상렬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60대 여성 무속인 A씨에게 최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 강북구의 법당을 찾은 손님 B씨에게 2016년 9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11차례에 걸쳐 961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16년 9~10월께 B씨에게 "아들이 척추 장애인이 돼 평생 불구로 살 것", "장애인이 되지 않게 하려면 내 허리에 순금 배찌를 차고 다녀야 한다"고 말해 시가 500만원 상당의 순금 배지를 받아냈다.

2018년 2월에는 "딸이 우울증에 걸려서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니 신통력으로 방지해주겠다"며 B씨로부터 1250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도 "아들이 수능시험을 보기 전 3번 해외에서 기도를 해야 합격할 수 있다"면서 서울대 합격 축원기도를 명분으로 수천만원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 부장판사는 "A씨의 행위가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범위 내의 무속 행위에 해당하거나 그에 대한 대가로 금전을 수령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죄질이 매우 불량할 뿐 아니라 B씨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으므로 엄히 처벌해야 마땅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과 피해 회복의 기회를 부여하기 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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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