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 "신속항원검사 권고 안해"…당국 "93.5% 정확"

보의연 권고문 발표…임상진료지침 개정
무증상 소아·청소년 양성 민감도 27~43%
당국, 전문가용 RAT 무기한 연장한 상태
"양성예측도 변함 없어…유지 여부 검토"

최근 코로나19 유병률이 떨어진 만큼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 확진 인정을 권고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학계 권고가 나왔다.

특히 무증상자나 무증상 소아·청소년의 경우 양성 진단 민감도가 낮아 RAT로 확진자를 가려내기 어렵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방역 당국은 당분간 현행 전문가용 RAT 양성자 확진 방침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건복지부 산하의 한국보건의료연구원(보의연)과 대한의학회 소속 8개 학회는 30일 이 같은 내용의 권고문과 코로나19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임상진료지침'을 발표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유증상·무증상 의심자에게 RAT를 일반적으로 권고하지 않는다"며 "코로나19 유병률이 높아지고 유전자증폭(PCR) 검사 시행에 제한이 있는 경우 RAT를 시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무증상자, 특히 의심증상이 없는 소아·청소년의 경우 특히 RAT를 권고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무증상 소아·청소년의 경우 (RAT) 양성 진단 민감도가 27~43%로 상당히 낮아 결과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일반적으로 RAT를 권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3월 오미크론 유행으로 PCR 검사역량 이상으로 검사 수요가 늘어나자 전문가용 RAT로 확진자를 인정하는 체계를 도입한 바 있다. 정부는 일반의료체계 전환 일환으로 전문가용 RAT 확진 인정 체계를 무기한 연장한 상태다. 지난 23일부터는 해외입국자의 입국 전 PCR 검사 외에 전문가용 RAT 검사 결과도 인정하도록 했다.

전문가용 RAT의 경우 감염병 유병률, 즉 유행이 감소하면 정확도가 떨어진다. 오미크론 유행으로 인해 확진자 수는 지난 3월 중순 하루 최대 62만명대까지 늘었지만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 수는 2만명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PCR 검사 역량은 하루 약 85만건이지만 최근에는 평일 기준 10만~20만건 수준이다.

방역 당국은 그러나 전문가용 RAT의 양성 예측도가 90%를 넘기 때문에 당분간 현행 방침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5월 3주 기준 전문가용 RAT와 PCR 검사의 양성일치율은 93.5% 수준이다.

방대본 이날 오후 "RAT는 현재 유증상자를 대상으로 양성 시 확진하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rat 확진 도입 당시와 양성예측도 등 변화 없이 유지하고 있다. 향후에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RAT 확진 유지 여부를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의연과 8개 학회는 이날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에 대해서도 18세 이상의 경증 또는 중등증 코로나19 확진자 중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면역저하자·기저질환자에게는 머크(MSD)사의 라게브리오 투약을 고려하도록 했다. 소아·청소년 등 12세 이상의 몸무게 40kg 이상의 코로나19 감염자 중 중증화로 이어질 수 있는 경증·중등증 환자에게는 화이자사의 팍스로비드 투약을 권고했다.

방역 당국은 지난 15일부터 먹는 치료제 처방 대상자를 40세 이상 기저질환자 및 60에 이상 확진자에서 기저질환이 있는 12세 이상 확진자로 확대한 바 있다. 라게브리오는 이번 임상진료지침처럼 18세 이상 기저질환자가 대상이다. 지금까지 먹는 치료제 투약 인원은 지난 28일 기준 팍스로비드 복용자가 25만4078명, 라게브리오 복용자는 2만2018명이다.

보의연 등은 3~4개월 단위로 참여학회 대표로 구성된 진료지침 운영위원회 논의를 거쳐 임상진료지침을 개정·발표하고 있다. 권고문은 보의연 홈페이지(www.neca.r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지침에 참여한 학회는 ▲대한감염학회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대한소아감염학회 ▲대한영상의학회 ▲대한응급의학회 ▲대한중환자의학회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대한임상미생물학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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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