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비둘기파'적 발언 이후…국채 혼조세

이창용 "물가 말고도 경기·환율 종합 고려"
연중 최고가 경신하다 총재 발언에 하락세
일부 되돌림 장세, 하락폭 축소·확대 제각각

 연일 연중 최고가를 경신하던 국내 국고채 금리가 상당수 하락 전환하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다음달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물가 외에 경기, 환율, 가계 이자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발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의견이 분분해서다. 발언 직후 시장에서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우려가 잦아든 것처럼 해석됐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채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0.012%포인트 내려간 3.663%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에 하락세로 전환한 뒤 오후 들어서는 하락폭이 축소됐다. 전날까지 7거래일 연속 연중 최초가를 갈아치우다가 멈춘 모양새다.

단기물은 이날 오전 기준 모두 내림세였지만 1년물의 경우 유일하게 마감가 기준 연중 최고치를 다시 기록했다. 1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0.023%포인트 상승한 2.834%로 집계됐다. 반면 2년물 금리는 0.055%포인트 내려간 3.591%로 마감했다.

5년물 금리는 하루 전과 동일한 수준인 3.834%를 유지했다. 10년물은 0.009%포인트가 빠진 3.775%다. 20년물과 30년물은 각 3.730%, 3.597%로 둘다 전일보다 0.018%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국채 금리는 다음달 말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급등한 바 있다. 이후 하락 전환했다가 혼조세를 보인 건 이날 이 총재 발언이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적으로 해석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다음달 금통위까지 3주의 시간이 남았는데 물가가 올라갔을 때 경기와 환율에 미치는 영향, 가계 이자 부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오전 출발은 금리 상승이었고 이 총재가 물가설명회를 하면서 하락 전환했다"며 "물가만 보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게 아니고 다른 요인들도 보겠다고 말해 빅스텝을 안 하는 건가 기대가 커졌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또 "(이 총재가) 중립 금리를 언급할 때 중립 금리까지는 빠르게 가겠지만 이후 상황을 보겠다고 한 부분도 이와 같이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이 총재의 발언은 (빅스텝을 단행했을 때)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으려고 대비시키려는 뉘앙스로 읽힌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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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